설날 집합금지
전화벨이 울린다. 시골 내려가려고 준비하다가 전화를 받는다. 어머니가 전화를 하셨다. 이번 설에는 내려오지 말란다. 5인 이상 집합금지이고 하니, 각자 집에서 보내자고 하신다.
“출발하지 않았으면 오지마라.”
“서로 다니다가 아프면 안 되니 오지마라.”
우리 삼남매는 시골 간다고 좋아하다가 모이자말자는 할머니의 말에 실망하고 주저 않는다. 왜 이런 상황까지 왔나. 누구를 탓하지도 못하고 이 현실을 받아들려야 하니 마음이 아프다. 소중한 인생살이 한 번 사는 인생이 무엇이 두려운가? 벌금이 무서워서인가? 아니면 정말 건강한 삶 때문에 못가는 건가? 고향에도 못가고 마음은 서글프다.
딸 둘과 아내만 부모님께 방문하기로 하고 잠을 청하려고 한다. 시끌벅적한 설날 분위기를 상상할 수 없는 이번 설날, 도로도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상태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그런데 대중교통인 지하철이나 버스는 왜 집합금지가 안되는가? 출퇴근을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는데, 지하철은 사람이 많아서 숨쉬기도 힘들다. 지하철에 타는 사람들은 가족도 아니고, 친척도 아닌 낯선 사람들의 모임인데, 누구 한 사람 말이 없다. 아무리 방역 잘 한다고 해도, 너무 많은 사람이 밀폐공간에 있게 된다. 나는 출퇴근 약 1시간씩 지하철 안에 있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 지하철.
가족이 5인 이상 모이면 코로나에 걸리고, 5인 이하면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가?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다. 거리두기와 집합금지가 얼마나 효과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그리고 지금껏 나온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들이 거리두기와 집합금지를 하지 않아서인가? 코로나19가 종식 될 때까지 스스로 방역에 힘쓰고, 이 아픔이 빨리 지나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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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금지
소중한 인생살이
한번 사는 인생
무엇이 두려운가!
벌금이 무서워서
고향에도 못가고
처량하게 울고 있네.
5인 이상 집합금지라면서
대중교통은 만원이고
고향집은 울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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