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병원 방문
오후 늦게 병원 갈 채비를 한다. 허리와 무릎이 아파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병원을 찾아간다. 지갑을 챙기고, 가는 동안 읽을 책을 가방에 넣는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에 빌헬름 뮐러의 시, ‘보리수’를 응얼거리면서 나간다.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 2. 휴가 후 출근
휴가를 끝내고 출근하는 아침 지하철. 토요일 아침(8월 1일)에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자판기 커피가 달고 깊다. 반대편에도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지하철이 들어온다. 휴가기간과 주말 아침이라서 그런가! 붐비지는 않는다. 모두가 건강하고 마스크를 하고 있지만, 가벼운 걸음으로 지하철을 탄다. 각자의 가는 곳은 달라도 한 공간에서 잠시나마 함께 한다. 각자의 세상에서 사랑하고 행복할 것이다.
# 3. 익어가는 인생
비가 오다가 그쳤다가 하는 휴일. 방에서 비 오는 창문 밖을 본다. 뉴스에서는 시간 시간마다. 장맛비로 인해 피해뉴스가 나온다. 자동차 잠기고, 집이 잠기고, 사람이 실종되는 뉴스를 접하면서 그냥 거리 풍경을 바라본다.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다. 바람이 조금씩 불면서, 비가 내리고, 빗속을 달리는 자동차, 빗길에 자전거로 이동하는 사람,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시간은 흘러간다. 흐렸지만 저무는 휴일 오후 시간. 나의 인생도 익어가는 중이다. 더 무엇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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