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좌표> 3일차(p.189~끝) : "세월은 역시 약이다" <생각의 좌표, 홍세화, 한겨레>
프리모 레비는 “괴물이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진정으로 위험한 존재가 되기에는 그 수가 너무 적다.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의문을 품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믿고 행동하는 기계적인 인간들 말이다.” - p.192
광주 항쟁은 ‘민주화운동’으로 기념되고 학살 책임자들은 사면되었다. 학살 책임자들이 참회하지도 않았고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는데 용서와 화해가 주장되었다. - p.192
자본주의 생활 방식의 특징은 ‘제로섬’ 게임에 있다. 주고받거나 빼앗고 빼앗기는 물질의 합은 항상 ‘영’이다. 내가 획득할 때 너는 빼앗겨야 하고, 내가 승리하려면 너는 패배해야만 한다.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인간성을 황폐화하는 것은 이러한 성질 때문일 것이다. 인간성의 발현은 이 제로섬 게임과 정반대의 성질을 갖는다. - p.197
가난한 사람, 쪽방촌에 사는 사람에게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라는 말은, 그 자체로 저급한 폭력이며 야만이다. - p.204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품위를 향유 하고자 하는 본원적 욕구는 변할 수 없다. - p.205
분단의 비극과 전쟁의 참혹함은 모든 인간을 발가벗겼다. - p.210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풍조는 성과에 대한 조급성과 일에 대한 전문성과 지적, 논리적인 취약함을 은폐하려는 의도와 맞물려 있다. - p.217
세월은 역시 약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젊은 날에 품었던 의식과 이념은 세월과 함께 그 빛이 바랬다. 그 빛바램이 오히려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 p.218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고, 그래서 우리가 내면화하고 일상화한 합리화의 속살은 대개 ‘현실적 성공’과 ‘명분’이라는 떡을 양 손에 쥐겠다는 욕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 p.233
현재의 모습은 가치관을 품고 있는 의식세계의 반영이다. - p.238
3. 긴장의 항체 (p.187)
프리모 레비는 “괴물이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진정으로 위험한 존재가 되기에는 그 수가 너무 적다.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의문을 품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믿고 행동하는 기계적인 인간들 말이다.” - p.192
광주 항쟁은 ‘민주화운동’으로 기념되고 학살 책임자들은 사면되었다. 학살 책임자들이 참회하지도 않았고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는데 용서와 화해가 주장되었다. 나로선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알 수 없었고, 힘이 약한 정의가 힘을 키워가며 강한 불의의 힘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스스로 주저앉으며 그럴듯한 수사를 붙인 것으로 밖에는 설명되지 않았다. … ‘폭도’라고 부르고 사실을 왜곡하여 보도했던 신문들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오늘 광주 사람들까지도 그 신문들을 잘 보고 있고, 합천에는 일해공원이 들어섰다. - p.192~193
자본주의 생활 방식의 특징은 ‘제로섬’ 게임에 있다. 주고받거나 빼앗고 빼앗기는 물질의 합은 항상 ‘영’이다. 내가 획득할 때 너는 빼앗겨야 하고, 내가 승리하려면 너는 패배해야만 한다.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인간성을 황폐화하는 것은 이러한 성질 때문일 것이다. 인간성의 발현은 이 제로섬 게임과 정반대의 성질을 갖는다. - p.197
사람은 본디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을지언정 자기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까지 적당히 속이면서 살아간다. 우리는 특히 사회 규범에서 벗어난 욕망의 포로가 되곤 하는 자신의 벌거벗은 모습을 직시하지 않으려 한다. - p.199
누구나 강자일 수 없다는 기초적 이해 이전에 스스로 약자의 편에 서고자 했고 서로에 대한 연민과 공동체의 정서가 아직 남아 있어서 인간의 존엄성과 품위를 지키려 했다. - p.201
가난한 사람, 쪽방촌에 사는 사람에게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라는 말은, 그 자체로 저급한 폭력이며 야만이다. 물질적 소유에 대한 선망에 빠져 인간성이 훼손된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 사막에서 신기루를 좇는다는 건 곧 죽음을 뜻하지만 물질만을 좇는 것은 인간서의 왜곡과 황폐화를 뜻한다. - p.204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품위를 향유 하고자 하는 본원적 욕구는 변할 수 없다. 다만 각박한 현실이 잠시 우리를 눈멀게 하고 있을 뿐이다. - p.205
인간을 사랑하는 한, 인간의 삶을 사랑하는 한, 인간다움과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그들에게서 인간 정서를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인간 정서를 침묵케 한 잘못된 의식화 때문이며, 그것은 오히려 우리에게 성실과 겸손과 끈기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라는 점을. 나아가 이 시대의 과제는 의식을 깨우는 데 있다기보다는 잘못된 의식 주입에 의해 억압된 인간 정서를 해방시키는 데 있다는 점을. - p.206
지배세력은 제도교육과 대중매체를 이용하여 사회구성원들에게 자신을 배반하는 의식을 갖도록 꾀한다. 그래야 원활한 지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 p.207
분단의 비극과 전쟁의 참혹함은 모든 인간을 발가벗겼다. 전쟁은 비굴하고 추악한 동물적 생존 본능에 충실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쳤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제 분단의 비극적 상황 속에서, 또 한번 살아남기 위해 간악하거나 간사해져야 했다. 살아남기 위해 짐승이 되어야 했고 미쳐가야 했던 그 시간 속에 내 가족이 있었고 내가 있었다. 나는 인간을 알기 전에 증오를 배웠다. - p.210~211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풍조는 성과에 대한 조급성과 일에 대한 전문성과 지적, 논리적인 취약함을 은폐하려는 의도와 맞물려 있다. - p.217
세월은 역시 약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젊은 날에 품었던 의식과 이념은 세월과 함께 그 빛이 바랬다. 그 빛바램이 오히려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 p.218
진정한 자유인에게 자유는 마지막 눈동자를 그려넣음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초상화처럼 모든 생명을 진정 살아 있는 것으로 완결 시킨다.(p.222) …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는 곧 나를 억압하는 사회다. 개인은 사회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 자유란 무엇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이거나 무언가를 하기 위한 것으로서만이 아니라, 자유 그 자체로서 이유가 되는 것이다. 아무도 무인도에 혼자 살게 된 사람을 보고 완벽한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고 축하하지 않는다. … 그대가 진정한 자유인이 되려고 한다면 죽는 순간까지 자기성숙의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한다. - p.222~223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고, 그래서 우리가 내면화하고 일상화한 합리화의 속살은 대개 ‘현실적 성공’과 ‘명분’이라는 떡을 양 손에 쥐겠다는 욕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 p.233
현재의 모습은 가치관을 품고 있는 의식세계의 반영이다. 그것은 사과를 아무리 잘게 잘라 놓아도 모든 조각이 동일한 사과의 맛과 향을 지니는 것과 같다. 눈에 보이는 빙산이 거대한 빙산의 한 부분이듯. … 지금의 모습과는 다른, 혹은 지금의 모습을 정당화해 줄 전혀 다른 무언가가 자신의 내면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만 거짓일 뿐이라고. 흔히 유혹은 밖에서 온다고 하지만, 실은 바깥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은밀히 키워진 것들이 간단치 않은 현실을 구실 삼아 실체를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고. - p.238~239
세상을 바꾸려면 권력을 장악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권력을 장악하기 전에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사람들은 스스로 바뀌고, 또 권력을 장악한 뒤에는 더 바뀐다. 세상은 바뀌지 않은 채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람들만 바뀌는, 이 조화는 어디에서 비록한 것일까? - p.239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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