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0일차 에세이필사 : “산책하며 줍줍” <시와 산책, 한정원, 시간의 흐름>
♣ 필사 할 본문
▮ 언덕 서너 개 구름 한 점
나는 산책자이면서 수집자이다. 아니, 수집보다는 ‘줍줍’이라는 사전에 없는 낱말이 더 어울리겠다. (걷다가) 줍(고) (걷다가 또) 줍(고). 역시 쓸모 있는 물건인 경우는 드물다. 벌레 먹은 잎, 열매, 나무껍질, 돌멩이, 조가비—누군가는 쓰레기로 여길—같은 것들을 다람쥐나 들쥐 뺨치게 줍는다. 그래서 집을 나서기 전에는 주머니도 꼭 챙겨야 한다. 동물 친구들처럼 볼 속에 욱여넣고 올 수는 없으니까. 그렇게 작고 어여쁜 자연의 물건들은 가져와서 요모조모 보다가, 보관함에 넣어두거나 일부는 본래 있던 자리로 돌려보낸다. 그런가 하면, 오직 귀를 가만히 열어 줍는 것도 있다. 소리와 말이다. 바람, 물, 날개, 낙과가 만드는 다채로운 소리.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말. 여주를 심기에는 너무 늦었지. 물이 튀는데 안 튀어요. 언제까지 미안하기만 할 건데? 샤브샤브 같은 놈. 같이 굶자. 걸으면서 하나씩 줍는 말이라 앞뒤 맥락은 알 수 없다. 맥락을 모를 때, 말이 맥락에서 일탈할 때, 말 속의 희비극이 돌연 짙어지는 것을 느낀다. 나는 어떤 말에는 피식 웃고, 어떤 말에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몇 개는 집까지 가져와 노트에 옮겨둔다. 내 노트에는 주워온 말들이 가득하고, 그것 역시 내가 가지거나 다시 돌려보낸다. - (p.156, 시와 산책, 한정원, 시간의 흐름)
▮ 문장 분석
- ‘나는 산책자이면서 수집자이다.’면서 산책자는 몸이 아닌 ‘시선’에 눈길을 둔다고 합니다. - 저자가 산책하며 줍는 것들을 살펴보세요. - ‘다람쥐나 들쥐 뺨치게 줍는다.’며 자신을 이렇게 비유합니다. - ‘소리와 말이다.’ 산책하며 소리와 말도 줍는다고 표현했네요. - 산책하며 들리는 맥락 없는 말들을 주워와 노트에 적는다고 해요.
▸한 줄 essay : 쌤들은 산책하며 무엇을 주워 오시나요? 주워온 것들에 대해 적어봅시다. (말, 소리, 풍경, 시선, 생각, 사유 등등 ) |
♣ 필사하기
♣ 단상)
- 나는 산책자이면서 수집자이다. ㅡ 줍줍(걷다가 줍고, 걷다가 또 줍고)
- 오직 귀를 가만히 열어 줍는 것도 있다. 소리와 말이다.
- 샤브샤브 같은 놈, 같이 굶자.
- 걸으면서 하나씩 줍는 말이라 앞뒤 맥락은 알 수 없다.
- 몇 개는 집까지 가져와 노트에 옮겨둔다.
- (p.156, 시와 산책, 한정원, 시간의 흐름)
▸ 한 줄 essay : 산책하며 무엇을 주워 오시나요? (말, 소리, 풍경, 시선, 생각, 사유 등등 )
오늘은 대체로 계절에 상관없이 주워오는 산 속의 맑은 공기, 바람, 새소리, 이름 모를 야생화는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도 해보고, 계곡 속의 물 흐르는 소리는 귀로도 담고, 녹음파일이나 동영상으로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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