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서 하 기/읽은책 발췌 1

인상 깊은 부분 필사

물빛향기 2018. 10. 7. 23:01

   필사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던 어느 날 한 늙은 어부가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관광객이 바닷가를 거닐다 할아버지가 자는 모습을 보았어요. 해가 중천에 있는데도 계속 잠만 자는 할아버지가 이상해서 이렇게 물었답니다.

할아버지, 고기잡이 안 나가세요? 해가 저렇게 높이 떴는데.”

그러자 할아버지는 눈을 슬며시 뜨면서 말했지요.

벌써 새벽에 한 번 다녀왔네.”

그럼 또 한 번 다녀오셔도 되겠네요.”

그렇게 고기를 많이 잡아 뭐하게?”

, 그럼 저 낡은 배를 새 것으로 바꿀 수 있잖아요.”(중략)

그렇게 벌어서 뭐하려고?”

그럼 공장도 세우고 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지요.”

옳지. 그러고 나면 뭘 하지?”

, 그렇게만 되면 할아버지는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되고 편안하게 누워서 지내실 수 있지요.”

지금 내가 바로 그렇게 잘 지내고 있다네.”

 

  = (p.22) <생각한다는 것>(고병권. 너머학교, 2010)

 

 

   

  * 생각 더하기

  우리는 잘 살기 위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지요.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만큼 일을 해야겠지요. 어부와 관광객의 대화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잘 산다는 것, 행복하다는 것, 일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아요.


 

  ♤ 잘 산다는 것, 행복하다는 것, 일 한다는 것, ==> 무엇을 하든지 주어진 환경에서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자.








  ◆ 필사

 

7. 하늘과 땅은 영원한데

하늘과 땅이 영원한 까닭은

자기 스스로를 위해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참삶을 사는 것입니다.

 

성인도 마찬가지.

자기를 앞세우지 않기에 앞서게 되고,

자기를 버리기에 자기를 보존합니다.

 

나를 비우는 것이

진정으로 나를 완성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도덕경>(오강남/현암사/p.47)

 

48. 학문의 길은 하루하루 쌓아 가는 것.

도의 길은 하루하루 없애 가는 것.

없애고 또 없애

함이 없는 지경無爲에 이르십시오.

함이 없는 지경에 이르면

되지 않는 일이 없습니다.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억지 일 꾸미지 않을 때만 가능합니다.

아직도 억지 일을 꾸미면

세상을 다스리기엔 족하지 못합니다.

 

  = <도덕경>(오강남/현암사/p.222)

 

 

  ==> 하늘과 땅은 영원?

  그러나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자기를 버리기에 자기를 보호하고, 나를 비우는 것이 나를 완성하는 것이다. 나를 비우기가 쉬지 않다. 그러나 전능자를 의지하여 나를 완성해 가야 한다.

 

  학문의 길을 쌓고, 도의 길을 없애는 것.

무위(無爲)에 이르고 세상을 다스리고, 억지 일을 꾸며 세상을 다스리는 일에 족함이 없다. 이 세상 다스리기에 족한 인간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으며, 無爲에 오른 사람이 없다. 그러므로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

 

 

 

 



  

  ◆ 필사

 

내 생각은 어떻게 내 것이 되었을까? 사람이 생각하는 동물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런데 지금 내가 생각하는 바들이 어떻게 내 것이 되었는지 묻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의식세계는 내가 태어났을 땐 분명 비어 있었고, ‘내가 지금 생각하는 바들도 내가 태어났을 땐 없던 것들이다. 각자 살아가면서 생각을 형성했고 의식세계를 채웠다. 우리는 스스로 자유롭게 생각하는 존재인 양 착각하기도 하지만, 일찍이 칸트가 지적했듯이 생각하는 바에 관해서는 자유롭지 못한 존재들이다. 나 또한 생각하는 존재이긴 하나 지금 내가 생각하는 바에 관해 자유로운 존재는 아닌데, 그럼에도 내가 지금 생각하는 바에 따라 살아간다. 따라서 지금 내가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은 자기성찰의 출발점이다.(p.15)

 

  = <생각의 좌표>(홍세화, 한겨레출판, 2009)

 

 

 

  *이해 포인트

  1. 우리 생각은 사회화 과정을 통해 형성됩니다. 우리가 배운 말과 개념이 우리 삶이고 우리 세계입니다. 우리가 배운 말과 개념으로 우리 삶을 만들며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갇힌 삶을 사는 한계도 있습니다. 저자는 내 생각은 어떻게 내 것이 되었을까?’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해보라고 합니다. 그 물음에서 자기 성찰과 사회 비판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2.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문장을 필사하며 나와 세상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주어진 삶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해 보아요.

 

 

  ==> 내 생각은 어떻게 내 것이 되었을까?

 

  ㅡ 생각(비어있음) >태어남 >생각형성(살아가면서 형성됨) >의식세계

  ㅡ 생각 >형성 >자기성찰의 출발점이다.






 

  ◆ 필사

 

1-1 공자가 말하였다. “배우고 늘 익히면 기쁘지 않은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즐겁지 않은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닌가?”

 

  = (학이편 p.25) <논어>(공자, 박성규, 소나무, 2012)

      

 

子曰 :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이해 포인트

  논어는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편 학이편에 있는 내용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부분인데요. ‘자왈 학이시습지~’ 하면서 외워두면 좋을 문장입니다. 글을 읽을 때는 옛 사람들이 글을 쓴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읽으면 좋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긴 생각을 하게 됩니다. 논어를 읽을 때는 제자들의 질문 내용을 자기 질문으로 여기고, 성인의 답변은 깊이 음미해보세요.



 

  ==> 배우고 익히는 것은 너무 좋다. 그래서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독서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벗이 있다는 것은, 찾아오는 벗이 있다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 저도 논어의 문장을 나름 해석해 보았습니다^^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우기만 하면 안 된다, 익혀야 한다. 배운 것이 자연스럽게 행해지도록~~

가까운 곳의 벗도 아니고 먼 곳에서 벗이 찾아온다는 것은 정말 더 즐거울 것 같다. 먼 곳에서 찾아올 정도로 정말 대단한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가 즐거워서 하니 노여워 할 일도 없다.]]







 

  ◆ 필사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가, 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313p)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글 분석 포인트

  1. 강렬한 점층법, 몰입 효과.

  2. 선명한 대비, 깊은 여운.

  3. 간결한 마지막 결말이 돋보인다.

 



 

어머니는 잘 웃고 정이 많았지만 개시 손님이 하나일 때는 대놓고 인상을 찌푸렸고, 아이 셋을 데려온 부부가 국수를 두개만 시킬 때도 주방에서 뭐라 시부렁거렸다. 반대로 아버지는 순간을 사는 사람이었다. 자기가 번 돈은 주로 자신을 위해 썼고, 놀라울 정도로 낙천적이었다.

 

  = 김애란 단편 '칼자국' p.28 / 이효석문학상수상집 수록



 

  * 글 분석 포인트

  1. 단 세 문장으로 아버지, 어머니 성격을 간결, 명료하게 대비시킨다.

  2. 적절한 수식어로 성격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놀라울 정도로)

  3. 문장 길이를 다양하게, 리듬을 만들어낸다.







 

  ◆ 필사

 

신은 사실 인간이 감당키 어려울 만큼이나 긴 시간을 누구에게나 주고 있었다. 즉 누구에게라도, 새로 사온 치약만큼이나 완벽하고 풍부한 시간이 주어져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시간에 쫓긴다는 것은 돈을 대가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시간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니 지난 5년간 내가 팔았던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시간, 나의 삶이었던 것이다. 알고 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p.265)

 

  =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글 분석 포인트

  <삼미>에서 가장 많이 발췌 된 부분 중 하나다.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의 폐부를 찌르는 문장이다.

  1.->인간->인생으로 바뀌는 주체의 전환이 흥미롭다. 신은 긴 시간을 줬는데, 인간이 그것을 팔았고, 알고 보니 인생 모든 날은 휴일이었다는 일종의 명제를 형성한다.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2.‘시간’ ‘의 반복이 많음에도 가독성을 해친다는 느낌은 적다. 문장의 운율이나 가독성을 넘어, 그 안에 담긴 문제의식이 형성하는 공감대 때문이다. 박민규의 독보적 비유법이 빛을 발한다.

 

  3.인생의 모든 날을 휴일에 비유해 독자를 해방시킨다.







 

  소감

  책에 밑줄을 긋고, 인상 깊었던 부분을 발췌하면서, 노트에 정리하는 시간을 가짐으로 인해서 책을 더 가까이함에 좋았습니다.

  나는 다른 시간에 책을 접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아쉽지만 꾸준히 지하철에서 더 많은 시간을 책과 함께 하게 되어 행복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상 깊은 부분과 요약을 하는 습관을 들여, 나만의 책을 만들어 갈 것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독서하는 시간에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