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맨 읽기 : 두 번째 (p.44~148)
국기는 원래가 본능적이고 감정적이게끔 만들어진 것이라 병적으로 자기애적으로 감정적일 때가 많다. 이웃이 말한 ‘물 건너’ 나라의 국기는 ‘길 건너’ 공동체의 국기와 같은 것이었다. 당연히 우리 공동체에서 반기지 않는 국기였다. 우리 공동체에서는 사실 어떤 국기도 반기지 않는다. - p.45
이 집은 어쩌면ㅡ남자친구의 집이고 그애 혼자 집 한채를 다 썼는데 그때 스무살 먹은 젊은 사람, 결혼도 안한 사람이 그렇게 사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 지역에서만 드문 것도 아니었다. 우리 지역에서도 특이한 일이었을 것이다. - p.63
부모님이 가출한 뒤에 집은 ‘남자들이 사는 집’이 되었고 형제들은 집 안 아무 데서나 자며 방치된 남자애들이 으레 그러듯 제멋대로 살았다. - p.67
행복을 누리려고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고. 결혼은 신의 명령이고 공동체적 소임이자 책무이고 나이에 걸맞은 행동이고 맞는 종교의 아이를 낳고 의무와 한계와 제약과 구속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 프러포즈를 못 받아 소심하고 완고한 노처녀가 되어 먼지와 거미줄 퉁성이 방구석에서 이미 오래전에 잊힌 채로 누렇게 시들고 말라비틀어져 죽어가지 않는게 결혼이라고. - p.81
이곳에서는 말이 왜곡되고 날조되고 과장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를 둘러싼 소문을 일일이 설명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려다보면 내가 힘을 잃을 것 같아서 입을 다물고 있었다고 했다. - p.86
내가 걸으면서 책을 읽는 애라는 말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고 경고했다. 말도 안돼, 나는 생각했다. - p.99
아는 것은 힘이 아니고 안전이나 인도감도 아니고, 어떤 사람에게는 힘, 안전, 안도감의 정반대 것일 수도 있다. 예민하게 깨어 있다보면 자극이 계속 쌓여 고조되기 마련인데 그런 스트레스를 해소할 출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걸으면서 책을 읽는 것은 알지 않으려고 일부러 하는 행동이다. 형계하지 않으려고 경계하는 것이다. - p.102
“하늘은 파랗죠. 하늘이 또 무슨 색일 수 있어요?”
물론 우리는 사실 하늘이 파란색 말고 다른 색일 수 있는 것, 다른 색이 두 가지 더 있다는 걸 알았지만 그걸 인정 할 이유가 없었다. 나 자신도 인정하지 않았다. - p.108
하늘에서는 지금 분홍색과 레몬색이 섞이고 그 뒤쪽은 아른아른한 연보라색을 띠었다. 우리가 복도를 따라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색이 바뀌었고 지금 우리 눈앞에서도 바뀌고 있었다. 연보라색 위에 나타난 금색이 은은한 은색을 향해 움직이고 또 다른 연보라색이 구석에서 번졌다. 분홍색이 점점 깊어졌다. 라일락색도 더 퍼졌다. 이번에는 옥색이 구름을 ㅡ 흰색이 아닌 구름을 밀어냈다. 색의 층이 섞이고 합해지고 어우러지고 바뀌는 것이 내가 일주일 전에 본 일몰과 같았다. - p.113
선생님이 신을 입에 올린 적은 없지만, 종교적으로 민감하고 정치적 문제가 팽만한 상황에서도 우리 교실이 위태한 균형과 예의범절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선생님이 혹시라도 신을 입에 올리면 대체 어떻게 되겠는가? - p.122
우리가 이 빛을, 투명함을, 광휘를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그걸 즐기게 되고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익숙해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걸 믿게 되고 기대하게 되고 감명을 받게 되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희망을 갖게 되고 해묵은 전통을 버리고 빛에 물들고 빛을 흡수해서 우리 자신이 빛을 내기 시작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었는데 바로 그때 빛을 뺏기거나 빛이 사라져버리면 어떻게 될까? - p.136
=== 읽고 난 뒤 : 나는 외국소설은 읽을 때마다, 너무 힘들다. 등장 인물과 배경, 소설 속의 내용들을 잘 이해 못하고 읽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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