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봄날 - 이문재

물빛향기 2019. 12. 31. 19:13

봄날            -  이문재


대학 본관 앞

부아앙 좌회전하던 철가방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저런 오토바이가 넘어질 뻔했다.

청년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막 벙글기 시작한 목련꽃을 찍는다.


아예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아래에서 찰칵 옆에서 찰칵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 찰칵찰칵

백목련 사진을 급히 배달할 데가 있을 것이다.

부아앙 철가방이 정문 쪽으로 튀어나간다.


계란탕처럼 순한

봄날 이른 저녁이다.


   - 시집<지금 여기가 맨 앞>(문학동네, 2014)


=== 은행나무 옆 감나무,

은행도 알알이 풍성히 열렸던 지난 가을,

감도 풍성하게 열렸던 것을 보았다.


봄 꽃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가을에 풍성한 열매도 있다.


추운 겨울에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동백꽃도 있다.

부모님이 사시는 집, 거실에 동백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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