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문상 - 박준

물빛향기 2020. 4. 18. 21:11

문상        - 박준

 

한밤

 

울면서

우사 밖으로 나온 소들은

이곳에 묻혔습니다

 

냉이는 꽃 피면 끝이라고

서둘러 캐는 이곳 사람들도

여기만큼은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냉이 꽃이 소복을 입은 듯

 

희고

 

머지않아 자운영들이 와서

향을 피울 것입니다

 

    - 시집<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 지성사, 2018)

===  냉이 꽃의 꽃말 = 봄 색시, 당신께 나의 모든 것을 드립니다.

자운영의 꽃말 = (탄생화 - 감화) 감화, 나의 행복, 그대의 관대한 사랑

 

냉이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