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부탁 - 정현종
지구의 한쪽에서
그에 대한 어떤 수식어도 즉시 미사일로 파괴되고
그 어떤 형용사도 즉시 피투성이가 되며
그 어떤 동사도 즉시 참혹하게 정지하는
전쟁을 하고 있을 때,
저녁 먹고
빈들빈들
남녀 두 사람이
동네 상가 꽃집 진열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풍경의 감동이여!
전쟁을 계획하고
비극을 연출하는 사람들이여
저 사람들의 빈들거리는 산보를
방해하지 말아다오.
저 저녁 산보가
내일도 모레도 계속 되도록
내버려둬 다오.
꽃집의 유리창을 깨지 말아다오.
- 시집<견딜 수 없네>(문학과 지성사, 2013)
=== 우리네 삶의 행복이란?
평범한 일상이 계속되며, 언제나 여행하는 것처럼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평범한 일상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할 때 행복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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