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저녁별처럼 - 문정희

물빛향기 2020. 4. 25. 21:59

저녁별처럼     -  문정희

 

기도는 하늘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

저기 홀로 서서

제자리 지키는 나무들처럼

 

기도는 땅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

저기 흙 속에

입술 내밀고 일어서는 초록들처럼

 

땅에다

이마를 겸허히 묻고

숨을 죽인 바위들처럼

 

기도는

간절한 발걸음으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깊고 편안한 곳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저녁별처럼

 

               - 시집<나는 문이다>(초판, , 2007 / 복간판, 민음사, 2016)

 

=== 저녁별처럼

빛난 삶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우리가 정말 들을 수 있다면

겸손하게, 자연스럽게,

잘 듣고 살아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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