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햇살에게 / 하늘의 그물 - 정호승

물빛향기 2020. 4. 26. 18:40

햇살에게      - 정호승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 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집<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창비, 1999)

 

 

 

 

하늘의 그물       - 정호승

 

하늘의 그물은 성글지만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다만 가을밤에 보름달 뜨면

어린 새끼들 데리고 기러기들만

하나 둘 떼 지어 빠져 나갑니다

 

     - ‘내가 사랑하는 사람중에서

 

===  티끌 같은 나에게

책을 읽고, 생각을 키울 수 있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티끌 같은 나에게

지금까지 보호하시고, 지켜주심을 감사합니다.

이젠 나에게

찬란한 의의 태양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