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여행의 이유(김영하) - 11

물빛향기 2020. 4. 22. 21:40

여행의 이유(김영하) - 11 - 끝

 

에세이 필사 10일차

<미션 2. ‘김영하처럼 쓰기’>

- 두 번째 미션은 ‘김영하처럼 쓰기’입니다.
- 에세이를 직접 써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 분량은 예시문 정도의 분량(10줄 정도)이 좋겠습니다.
- 문장 길이를 가급적 짧게 씁니다.
- 여행지에 본 현지인의 모습을 서술해도 좋겠습니다.(예시문 1)
-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의 추억담을 서술해도 좋겠습니다.(예시문 2)
- 여행갈 때 있었던 상황을 서술해도 좋겠습니다.(예시문 3)
- 또는 그동안 필사했던 김영하의 에세이를 골라 참고해 쓰셔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 필사는 예시문은 1,2,3 모두 하셔도 되고, 하나만 필사하셔도 됩니다.
- 필사는 사진으로 올려주시고 ‘자유 에세이는’ 단톡창에 바로 쳐서 올리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처음 쓰시는 분은 힘들겠지만 작문처럼 쓰신다 생각하고 자유롭게 쓰시길 바랍니다.

 

예시 1)
  
운전사가 터진 타이어를 갈아끼우는 시간이 유일한 휴식시간이었고, 그때마다 당신은 차에서 내려 지평선까지 펼쳐진 열대의 논을 바라보았다. 젖은 담배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마저 시원했다. 먼지와 땀에 찌든 옷에서 모과 냄새가 났다.
   어느새 자동차 주위엔 어린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머리에 버짐이 듬성듬성 핀 소녀에게서 대나무통에 넣고 찐밥을 샀다. 당신은 거친 대나무 껍질을 벗기고 주먹밥처럼 굳게 뭉쳐진 밥을 베어 물었다. 사람을 그득 실은 픽업트럭 한 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져갔다. 거친 밥에 목이 메었다. 다리를 심하게 저는 운전사가 밝게 웃으며 어서 차에 타라고 재촉한다. 다시 짐칸에 올라타면서 당신은 생각한다. 무엇이 당신을 이리로 내몰았는가를. 
                                                                                        - (여행의 이유 p.74)

예시2)
  
이런 환대는 정말 고맙지만 드물지는 않았다. 환대의 관점에서 지난 여행들을 돌아보면,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쑥 튀어나와 아무 대가 없이 도움을 주었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지하철역으로 꼽히는 도쿄의 신주쿠와 시부야 역에서, 대중교통이 끊긴 프랑스의 노르망디에서, 발리의 우붓에서, 영어가 한마디도 안 통하는 멕시코의 유카탄반도에서 이름 모를 이들이 출구를 알려주고, 차를 태워주고, 종교 축제에 데려가고, 먹을 것을 나누어주었다.
   이십여 년 전,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샤워는 큰 물통에 받아놓은 빗물로 하던 시절의 발리. 혼자 여행하는 나에게 현지인 남성이 다가왔다. 그의 이름은 뉴먼이었다. 뉴먼은 나에게 우붓과 그 일대를 구경시켜주겠다고 했다. 표정이 밝고 선했다. 나는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는 오십 시시 혼다 오토바이를 가리켰다. 그는 나를 태우고 먼저 자기 가족에게 데려갔다. 갓난 사내아이와 그의 부인이 그를 보더니 환하게 웃었다. 나는 카메라를 꺼내 뉴먼의 가족을 사진으로 찍었다. 뉴먼은 가족사진이 처음이라며 나중에 그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했다.
                                                                                         - (여행의 이유 p.141)

예시3) 
   
유레일패스 덕분에 한 달 내내 무제한으로 기차를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기차 시간표를 보며 꼼꼼하게 이동 계획을 짰다. 삼십 일 중에서 십오 일을 밤 기차에서 잤다.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서였다. 이틀 이상을 머문 도시가 거의 없었다. 새벽에 기차역에 도착하면 짐을 보관함에 넣고 밤까지 그 도시를 돌아다니다가 다시 기타를 타고 적당히 먼 거리의 다른 도시로 떠나는, 그리고 그걸 반복하는 고된 여행이었다. 그래도 기차는 거의 대부분 정시에 운행되었고 여행은 대체로 내가 계획한 대로 진행되었다. 매순간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도 나는 비행기가 힘차게 활주로를 박차고 인천공항을 이륙하는 순간마다 삶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는 기분이 든다. 휴대전화 전원은 꺼졌다. 한동안 누군가가 불쑥 전화를 걸어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모든 승객은 안전밸트를 맨 채 자기 자리에 착석해 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 (여행의 이유 p.202)

미션) 김영하 처럼 쓰기

 

자전거 여행 중 만남의 추억

 

    자전거 여행 중에 상주보에서 낙단보 사이에서 있었던 일이다. 상주보에서 인증 도장을 찍고 잠시 쉬고 있는데, 젊은 친구가 로드 자전거로 혼자 여행하는 중인 친구를 만났다. 잠시 인사를 나누고 그 친구는 낙단보나 구미까지 주행하다며 먼저 출발했다. 나도 천천히 낙단보까지만 갈 생각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야산을 넘어 내리막길(상주시 중동면 간상 1) 부근에서 상주보에서 보았던 젊은 친구가 자전거를 끌고 간다.

 

    ! 끌고 가야고 하니?”

 

    자전거가 펑크가 났다고 한다.

 

    순간 이를 어떻게 할까 망설이게 된다. 사실은 내 여행가방에 비상용으로 펑크를 수리할 수 있는 도구 있었다. 도와주고 가면 밤길에 자전거를 타게 되고, 나도 늦어질 텐데 하며, 모르는 척 그냥 스쳐지나간다.

 

아직도 그때 그 친구의 펑크를 도와주지 못함에 미안하다. 이 글을 본다면 사과하고 싶다.

낙동강 칠백리
상주 자전거 박물관
낙단보 인증 센터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