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일 필사 2일차 - <혼자서 본 영화, 정희진, 교양인>
영화 마지막에 두 사람은 다시 만난다. 이른바 해피 엔딩인데, 내겐 대사가 해피 엔딩이었다. 대개는 상처를 주고받고 재회하는 장면에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보고 싶었어.” 같은 대사가 나온다.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두 사람 모두 “I embarrassed you.”라는 요지의 표현을 몇 차례 나눈다. 내가 본 1990년대 비디오테이프의 자막은 직역이었다. “당황하게 해서 미안해, 부끄러워, 아냐 내가 난처하게 했어…….” 영화의 전체 맥락을 생각하면 어떤 표현도 어색하다. 나는 혼자서 “나 때문에 속상했지, 괴로웠지?” 이렇게 중얼거렸지만, 역시 자연스럽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대화의 정확한 의미는 어원에 있다. em/im(안에)+barrass(가두다). 그러니까 상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자기가 원하는 생각에 가두어놓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혼자서 괴로워했다는 사실을 주인공들은 깨달았다.
이 영화는 내가 제임스 스페이더의 필모그래피를 섭렵(?)할 때 눈에 띈 작품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내가 정말 좋아하는 남자 배우였다. 저평가된 배우였고, 아쉽게 나이 든 배우라고 생각한다. 굉장한 미모에 지성, 무력함, 악마성, 취약함, 평범함, 피로가 다 묻어난다. 수전 서랜든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떤 배역을 맡아도 지적이고 기품이 있다. - 혼자서 본 영화 (정희진, p.41)
■ 문장 분석
- <하얀 궁전> 루이스 만도키 감독, 수잔 서랜드(노라 역), 제임스 스페이더(맥스 역), 드라마, 103분, 청소년 관람불가, 1991년 작품.
- 제임스 스페이더(1960년생)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링컨>, <킬러 잭> 등에 나왔습니다.
- ‘내가 본 1990년대 비디오 테이프의 자막은 직역이었다.’ 비디오테이프로 영화를 봤고, 자막은 ‘직역’이었다고 정확하게 쓰고 있습니다.
- ‘굉장한 미모에 지성, 무력함, 악마성, 취약함, 평범함, 피로가 다 묻어난다.’ 제임스 스페이더라는 배우를 설명하는 단어들을 살펴보시면 좋겠네요.
- 필모그래피(filmography특정한 배우가 출연하거나 특 정 감독이 만든, 또는 특정한 주제를 다룬 영화 목록)
- ‘수전 서랜든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제임스 페이더에 비해 짧게 설명을 끝내고 있습니다.
- ‘어떤 배역을 맡아도 지적이고 기품이 있다.’ 수전 서랜든은 한 줄로 평을 했네요.
- 내가 좋아하는 영화배우에 대한 모습을 써보거나 인상적인 영화의 대사를 적어봐도 좋겠습니다.
단상)
추억의 단체관람
나는 극장에서 영화를 처음 본 것이, 언제인지 확실한 기억은 없지만 중학생 때, 그때만 해도 학생들 단체 관람이란 것이 있어서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희미한 전등불 밑에서 의자를 찾아 않아서 영화가 상영되기를 기다리며, 수다를 떤다.
정면에 커다란 무대와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잠시 후에 대한늬우스(대한뉴스)가 먼저 상영된다. 시사뉴스로 사회 전반에 공익 뉴스를 몇 분 동안 보여준다. 그리고 예고편을 보여주고, 본 영화가 상영된다. 그 당시에는 필름영화라서 영화상영 중간에 가끔 필름이 끊어지기도 한다. 중요장면에서 항상 끊어지면 야유하는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시끌벅적 한다.
또한 최근에는 기생충, 어벤져스 엔드게임, 박하사탕, 분노의 질주, 서편제, 태백산맥 등등. 영화는 그래도 즐겨보기는 해도, 좋아하는 배우는 특별하게 없다. 그리고 요즘은 CD로 아니면, 영화사이트에서 영화를 혼자서 즐기기도 한다.
명대사)
박하사탕 - 영호(설경구)는 "나 다시 돌아갈래!" 절규하는 영호와 기차는 과거로 돌아간다.
기생충 -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 착해서 돈이 많은 게 아니라 돈이 많으니까 착한 거야.
- 어머니 그 검은 상자를 저와 함께 열어 보시겠어요?
서편제 - 이제부터는 네 속에 응어리진 한에 파묻히지 말고 그 한을 넘어서는 소리를 해라.
어벤져스엔드게임 - 3000만큼 사랑해.(I Love you, 3000)
- 나는 아이언맨이다.(I Am Iron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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