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내 영혼을 주겠다' 테오에게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신성림, 위즈덤하우스>

물빛향기 2020. 6. 17. 22:08

♣ 17일차 에세이 필사 - '내 영혼을 주겠다' 테오에게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신성림, 위즈덤하우스>

 

♣ 필사본문

내 영혼을 주겠다
테오에게 

   아직 한겨울이니 제발 조용히 작업할 수 있게 내버려다오. 그 결과가 미친 사람이 그린 그림에 불과하더라도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제 참을 수 없는 환각도 사라졌고, 악몽을 꾸는 일밖에 없다. 칼륨 정제를 복용한 덕분이 아닐까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 바로 나를 정신병원에 가둬버리든지 아니면 온 힘을 다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내버려다오. 내가 정말 잘못했다면 나를 가둔다 해도 반대하지 않겠다. 그냥 그림을 그릴 수 있게만 해준다면 약속한 주의사항을 모두 지키도록 하마.
   내가 미치지 않았다면, 처음 그림을 시작할 때부터 약속해 온 그림을 너에게 보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나중에는 하나의 연작으로 보여야 할 그림들이 여기저기 흩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너 하나만이라도 내가 원하는 전체 그림을 보게 된다면, 그 그림에서 마음을 달래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 나를 먹여 살리느라 너는 늘 가난하게 지냈겠지. 네가 보내준 돈은 꼭 갚겠다. 안 되면 내 영혼을 주겠다.
        1889년 1월 28일         - p.236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신성림, 위즈덤하우스>

 ■ 문장 분석

- 테오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 이 편지를 쓰기 한 달 전 고흐는 고갱과 싸우고 자신의 귓볼을 자른 사건이 있었습니다.
- 고흐는 의식을 잃은 채 경찰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 이 사실을 고갱은 테오에게 알렸는데 고흐는 동생을 아를까지 오게 만들었다고 굉장히 화를 냈다고 합니다.
- 지금 고갱의 방에 걸려 있던 해바라기 그림과 「롤랭 부인의 초상」을 그리고 있다고 언급합니다.
- ‘이제 참을 수 없는 환각도 사라졌고, 악몽을 꾸는 일밖에 없다. 칼륨 정제를 복용한 덕분이 아닐까 한다.’ 자신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 바로 나를 정신병원에 가둬버리든지 아니면 온 힘을 다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내버려다오.’ 자신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합니다.
- ‘그냥 그림을 그릴 수 있게만 해준다면 약속한 주의사항을 모두 지키도록 하마.’ 자신이 미치지 않았으니 그림을 그리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 ‘나를 먹여 살리느라 너는 늘 가난하게 지냈겠지.’ 동생의 안부와 가난을 염려합니다.
- ‘네가 보내준 돈은 꼭 갚겠다. 안 되면 내 영혼을 주겠다.’ 돈을 빌린 형의 마음이 잘 드러난 문장입니다. 영혼을 주겠다는 말도 인상적입니다.

♣ 필사하기

단상)
나는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환각과 악몽을 꾸며, 약을 복용하면서 정신병원에 가둬 버리든지 해도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내버려 달라고 부탁하는 고흐테오에게 본인이 원하는 전체 그림을 보게 된다면, 그림에서 마음을 달래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

   자기(고흐)를 먹여 살리느라. 너는 늘 가난하게 지냈겠지. 동생이 보내준 돈은 꼭 갚겠다고 하면서, ‘안 되면 내 영혼을 주겠다.’라고 다짐을 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좋아서, 즐겁게, 신나게, 행복하게 한 것이 있는가?

 

◈ 꽃병에 꽂힌 열두 송이 행바라기  1888년 8월, 캔버스 유채
◈ 룰랭 부인의 초상  1889년, 캔버스 유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