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자네와 나의 공동 작품' 고갱에게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신성림, 위즈덤하우스>

물빛향기 2020. 6. 19. 22:02

♣ 19일차 에세이 필사 - '자네와 나의 공동 작품' 고갱에게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신성림, 위즈덤하우스>

 

♣ 필사 본문

 

자네와 나의 공동작품
고갱에게

   최근에는 옆으로 별 하나가 보이는 사이프러스나무 그림을 그리고 있네. 눈에 뜨일락말락 이제 겨우 조금 차오른 초생달이 어두운 땅에서 솟아난 듯 떠 있는 밤하늘, 그 군청색 하늘 위로 구름이 흘러가고, 그 사이로 과장된 광채로 반짝이는 별 하나가 떠 있네. 분홍색과 초록의 부드러운 반짝임이지. 아래쪽에는 키 큰 노란색 갈대들이 늘어선 길이 보이고 갈대 뒤에는 파란색의 나지막한 산이 있지. 오래된 시골 여관에서는 창으로 오렌지색 불빛이 새어나오고, 키가 무척 큰 사이프러스나무가 꼿꼿하게 서 있네.
   길에는 하얀 말이 묶여 있는 노란색 마차가 서 있고, 갈 길이 저물어 서성거리는 나그네의 모습도 보인다네. 아주 낭만적이고 프로방스 냄새가 많이 나는 풍경이지.
   밀밭도 이런 식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네. 아직은 그리지 못했지만. 청록색 이삭줄기밖에 없는 그림 말일세. 길쭉한 잎은 빛이 반사되어 초록색과 분홍색 리본처럼 보이고, 길가에 활짝 핀 꽃은 먼지에 덮여 흐린 분홍색을 띠고 있지. 이삭은 누렇게 변해가고, 그 아래쪽에 분홍색 메꽃이 피어 있는 것도 눈에 띄네.
   이렇게 생생하면서도 고요한 배경에 인물을 그려 넣고 싶네. 같은 색이지만 농도가 다른 다양한 초록색이니 하나의 초록색을 형성해서는, 산들바람에 이삭이 부대끼면서 내는 부드러운 소리를 연상시키는 그림 말일세. 물론 그런 색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  1890년 6월
             - p.302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신성림, 위즈덤하우스>

■ 문장 분석

- ‘사이프러스나무가 있는 별이 반짝이는 밤’에 대한 그림설명입니다.
- 초생달이 어두운 땅에서 솟아난 듯 떠 있는 밤하늘/ 군청색 하늘/ 과장된 광채로 반짝이는 별/ 분홍색과 초록의 부드러운 반짝임/ 키 큰 노란색 갈대/ 파란색의 나지막한 산/ 오렌지색 불빛/ 하얀 말/ 노란색 마차/ 서성거리는 나그네 등 자신의 그림을 편지에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어요.
- ‘아주 낭만적이고 프로방스 냄새가 많이 나는 풍경이지.’라며 그림을 종합적으로 평하고 있습니다. 
- ‘청록색 이삭줄기밖에 없는 그림 말일세.’라며 밀밭 그림도 이 그림처럼 그리면 어떨까 구상합니다.
- ‘길쭉한 잎은 빛이 반사되어 초록색과 분홍색 리본처럼 보이고, 길가에 활짝 핀 꽃은 먼지에 덮여 흐린 분홍색을 띠고 있지.’ 등 아주 세세하게 그림 구상을 하는 모습입니다. 
- ‘같은 색이지만 농도가 다른 다양한 초록색이니 하나의 초록색을 형성해서는, 산들바람에 이삭이 부대끼면서 내는 부드러운 소리를 연상시키는 그림 말일세.’ 색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엿보입니다. 
- 이번 편지에는 그림에 관한 색깔을 설명하는 문장이 많습니다.
- 내가 좋아하는 고흐의 그림을 소개해도 좋겠습니다.  

 

♣ 필사하기

 

단상)
사이프러스 나무(측백나무)      - 고흐

 

조금 차오른 초생달이

어두운 땅에서 솟아난 듯 떠 있는 밤하늘

군청색 하늘 위로 구름이 흘러가고

광채로 반짝이는 별 하나

분홍색과 초록의 부드러운 반짝임

 

키 큰 노란색의 갈대들

파란색의 나지막한 산

시골 여관 창에서 오렌지색 불빛이 새어 나오고,

키가 큰 사이프러스 나무가 꼿꼿하게 서 있네.

 

하얀 말(, horse)에 묶여있는 노란색 마차

서성거리는 나그네의 모습

 

===

 

나는 내 예술로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싶다.

그들이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그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 영화 “Loving Vincent"(러빙 빈센트)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신성림, 위즈덤하우스> 나도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책을 같이 읽어나가지는 못했어도 부분 필사하면서 조금씩 읽었다. 고흐는 그림을 시작하면서 연습에 매진하면서 그림의 완성도를 경험하면서 일관되게 성실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런데 나는 책 읽기와 필사의 속도를 맞추지 못해 늘 아쉽다. 고흐는 그림도 생각도 변화를 주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필사와 읽기를 함께 못하고 부분 필사를 통해, 고흐의 단편만 보니 답답하다.

   살아 있는 동안 그림 한 점 밖에 팔지 못했지만, 예술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기억하고, 부끄러움 없는 길을 걸어간 고흐의 삶처럼, 부끄럽지 않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자!

 

◈ 사이프러스나무가 있는 별이 반짝이는 밤  1890년 5월  캔버스에 유채

 

◈ 측백나무
◈ 러빙 빈센트 2017년 개봉
◈ 울고 있는 노인  1882년  스케치
◈ 울고 있는 노인  1890년  4~5월   캔버스에 유채
◈ 아를의 여인(지누 부인의 초상)  1890년 2월  캔버스에 유채
◈ 아를의 여인(지누 부인의 초상)  1890년 2월  캔버스에 유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