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어떤 마을 - 도종환

물빛향기 2020. 6. 27. 22:31

어떤 마을                - 도종환

 

사람들이 착하게 사는지 별들이 많이 떴다.

개울물 맑게 흐르는 곳에 마을을 이루고

물바가지에 떠 담던 접동새 소리 별 그림자

그 물로 쌀을 씻어 밥 짓는 냄새 나면

굴뚝 가까이 내려오던

밥티처럼 따스한 별들이 뜬 마을을 지난다.

 

사람이 순하게 사는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

 

       - 시집<흔들리며 피는 꽃>(문학동네, 2012)

 

울고 넘는 박달재  - 박재홍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임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오 소리쳤오 이 가슴이 터지도록

부엉이 우는 산골 나를 두고 가는 임아

둘아올 기약이나 성황님께 빌고가소

도토리 묵을 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

 

===

 

삶이란 한없이 깊은 오지다.

빛과 그늘의 눈금에서 빛나는 일광이 눈부시다.

다시 사랑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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