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일차 에세이 필사 - '짧은 문장이 무조건 좋을까: 단문 쓰기'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메멘토>
♣ 필사본문
짧은 문장이 무조건 좋을까 : 단문 쓰기
단문 쓰기는 글쓰기의 기본기다. 단문이란 주어와 목적어와 동사로 이루어진 최소 형식의 문장을 뜻한다. 그런데 이 단문 쓰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문장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 곧 글쓰기를 막 시작하는 사람이 생각나는 대로 이것저것 쓰다 보면 문장이 마냥 길어진다. 이런 경우다.
“故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이후,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이루어지는 수요집회가 이미 1992년 1월에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것 역시 모르고 있었음을 반성하며, 23년이 넘는 시간을 매주 수요일에 거리에 나와 여전히 증언하고 규탄하는 오늘에도 100년 전과 다르지 않은 국내외 정세와 더불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에 안타깝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 글을 쓴 학인은 이 안타까운 현실을 알리고 싶은 절박한 마음에 한달음에 써 내려갔으나 문장이 길다. 내용이 복잡하다. 독자들은 한 줄 한 줄 읽어나가면서 정보를 처리하는데 문장이 덩어리로 있으면 혼란스러워 대개는 중도에 포기해버린다. 안타깝게도 독자들은 아무에게나 해석 노동을 자처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당장의 실존을 위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회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라면 더욱 인색하다. 마땅히 알아야 할 당위로 접근하여 일방적 정보 전달이 이루어질 경우, 자칫 계몽적 태도로 보일 수 있다. 내 생각을 타인과 나누기 위해서는 섬세한 노력이 필요한 법, 함께 손잡고 같이 생각의 징검다리를 건너듯이 한 문장씩 가는 게 시작이다. 위의 글은 문장 하나에 여섯 가지 사실이 들어 있다. 이렇게 나눌 수 있다.
“故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최초로 증언했다. 1992년 1월부터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음을 나는 반성한다. 23년간 매주 수요집회가 열려도 100년 전과 국제 정세는 다르지 않다.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사과하지 않는다.) 이 사실이 안타깝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주어와 목적어와 동사로 이루어진 최소 단위의 문장 만들기. 이는 독자만이 아니라 필자에게도 이롭다. 글쓰기는 생각 쓰기다. 머릿속 생각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이다. 문장이 길면 생각이 엉키고 문법이 틀리기 쉽다. 주어와 동사는 연인이다. 가까이 있게 하라, 는 말이 있다. 문장이 길수록 주술 관계가 어긋나기 쉽다. 문장이 간소해야 내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다 들어갔는지, 빠진 부분은 무엇인지, 부연할 요소는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p.150~151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메멘토>
■ 문장 분석
- 저자는 글쓰기 수업에서 ‘끊어쳐라, 단문을 써라, 간결한 문장을 써라, 한 문장에 한 가지 사실만 담아라’(p.149)라고 가르친다고 합니다.
- ‘단문 쓰기는 글쓰기의 기본기다.’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한 학우가 쓴 글을 예시로 제시합니다.
- “故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이후, (...)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에 안타깝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 예시를 잘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저자는 이 글에 대해 ‘문장이 길다. 내용이 복잡하다. 독자들은 한 줄 한 줄 (...)혼란스러워 대개는 중도에 포기해버린다.’라는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 ‘위의 글은 문장 하나에 여섯 가지 사실이 들어 있다. 이렇게 나눌 수 있다.’라며 여섯 문장으로 나눈 글을 분석해보면 좋겠습니다.
- ‘주어와 목적어와 동사로 이루어진 최소 단위의 문장 만들기.’를 해야 독자, 필자 모두 이롭다고 하네요.
- ‘문장이 길면 생각이 엉키고 문법이 틀리기 쉽다.’ 생각을 짧게 하는 연습이 필요하겠네요. 이는 말할 때도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 ‘주어와 동사는 연인이다. 가까이 있게 하라,’ 주어와 동사는 연인처럼 가까울수록 문장이 좋다고 합니다.
- 나는 단문 쓰기를 잘 지키고 있는지, 두서없이 길게 쓰지 않는지 점검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필사하기
단상)
요약과 짧은 글)
끊어쳐라, 단문을 써라, 간결한 문장을 써라, 한 문장에 한 가지 사실만 담아라, 일문일사(一文一事). 거의 같은 의미, 다른 표현이다. - p.149
단문 쓰기는 글쓰기의 기본기다. 단문이란 주어와 목적어와 동사로 이루어진 최소 형식의 문장을 뜻한다.
주어와 목적어와 동사로 이루어진 최소 단위의 문장 만들기. 이는 독자만이 아니라 필자에게도 이롭다.
글쓰기는 생각 쓰기다. 머릿속 생각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이다. 문장이 길면 생각이 엉키고 문법이 틀리기 쉽다.
주어와 동사는 연인이다, 가까이 있게 하라. 문장이 길수록 주술 관계가 어긋나기 쉽다. 문장이 간소해야 내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 익어가는 여름 ---
불꽃같은 햇빛으로 서울 하늘은 타오르고, 산딸기는 빨갛게 익어간다. 그리고 내 얼굴도 살짝 익어간다. 여름철 나무숲은 짙은 녹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 나무숲 그늘에서 열심히 먹을 양식을 준비하는 녀석들이 있고, 나무숲 그늘에서 노래만 부르는 녀석도 있다. 이렇게 여름은 ‘행복’과 ‘무심’ 사이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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