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해피 버스데이 - 오탁번

물빛향기 2020. 7. 29. 21:38

해피 버스데이      - 오탁번

 

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가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제멋대로인 버스가

한참 후에 왔다

-왔 데이!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오늘은 월요일이라고 대꾸했다

-먼데이!

버스를 보고 뭐냐고 묻는 줄 알고

할머니가 친절하게 말했다

-버스데이!

오늘이 할머니의 생일이라고 생각한

서양 아저씨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해피 버스데이 투 유!

 

(할머니와 아저씨를 태운

행복한 버스가

힘차게 달렸다)

 

- 시집<우리 동네>(시안, 2011)

 

 

===

 

   이 시는 읽을 때마다, 웃음짓게 하는 시(詩)인것 같다.

       - 왔데이!~~~

       - 먼데이!~~~

       - 버스데이!~~~

       - 해피버스데이~ 투유!~~~

  행복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좋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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