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3일차 에세이 필사 - '하루 30분 이상, 5줄 이상을 쓰기'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한겨레>
♣ 1. 필사 본문
두 번째 산문집을 묶으며
건축학을 잘 모르면서도 글 짓기는 집 짓기와 유사한 것이라 믿고 있다. 지면(紙面)이 곧 지면(地面)이어서, 나는 거기에 글을 짓는다. 건축을 위한 공정 혹은 준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식을 생산해낼 것. 있을 만하고 또 있어야만 하는 건물이 지어져야 한다. 한 편의 글에 그런 자격을 부여해주는 것은(취향이나 입장이 아니라)인식이다. 둘째, 정확한 문장을 찾을 것. 건축에 적합한 자재(資材)를 찾듯이, 문장은 쓰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 특정한 인식을 가감 없이 실어 나르는 단 하나의 문장이 있다는 플로베르적인 가정을 나는 믿는다. 그런 문장은 한번 쓰이면 다른 문장으로 대체될 수 없다. 셋째, 공학적으로 배치할 것. 필요한 단락의 개수를 계산하고 각 단락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배분한다. 가급적 각 단락의 길이를 똑같이 맞추고 이를 쌓아 올린다. 이 시각적 균형은 사유의 구조적 균형을 반영한다(반영해야 한다). 이제 넘치는 것도 부족한 것도 없다. 한 단락도 더하거나 빼면 이 건축물은 무너진다(무너져야 한다).
이 셋을 떠받치고 아우르는 더 중요한 원칙이 있다. 세상에는 교환 아닌 것이 별로 없으므로, 좋은 글을 얻고 싶다면 이쪽에서도 가치 있는 것을 줘야 한다는 것. 내가 가진 가장 귀한 것은 생명이지만, 그렇다고 생명을 줄 수는 없지 않는가. 아니 줄 수 있다. 생명은 ‘일생’이라는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시간이라는 형태로 분할 지불이 가능하다. 생명을 준다는 것은 곧 시간을 준다는 것이다.(...) 사람도 그렇지만 글쓰기도 그렇다. 시간을 주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안 준 것이다. 여기 묶은 글들은 내 8년 동안의 생명 중 일부를 주고 바꾼 것들이다. 그러니까 이것들을 쓰면서 나는 죽어왔다.
- p.6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한겨레>
■ 문장 분석
- 필사문은 책머리에 나온 부분입니다.
- 지면(紙面): 종이의 겉면 / 지면(地面): 땅의 바닥, 표면 / 자재(資材): 무엇을 만드는 기본 재료.
- ‘건축학을 잘 모르면서도 글 짓기는 집 짓기와 유사한 것이라 믿고 있다.’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글짓기=집짓기의 공통점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 ‘건축을 위한 공정 혹은 준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둘째, 셋째로 나눠 글짓기를 언급합니다.
- ‘첫째, 인식을 생산해낼 것.’ 인식([명사] 1.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앎.)-꼭 필요한 글을 생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둘째, 정확한 문장을 찾을 것.’ 건축에선 자재를 찾듯 글쓰기엔 문장을 찾으라고 합니다.
- ‘셋째, 공학적으로 배치할 것.’ 건축공학처럼 글짓기도 ‘필요한 단락 개수’, ‘내용 배분’등으로 글도 시각적 균형을 반영하라고 합니다.
- 세가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원칙이 있다며 그 마지막 원칙을 ‘강조’합니다.
- 좋은 글을 얻고 싶다면 = 내가 가진 중요한 것, 생명은 줄 수 없으니 즉, 시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시간을 주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안 준 것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시간, 공을 들이는 게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 ‘여기 묶은 글들은 내 8년 동안의 생명 중 일부를 주고 바꾼 것들이다.’로 마무리 합니다.
- 8년의 시간이 이 책을 탄생시켰네요.
♣ 필사하기
요약과 단상)
=== 하루 30분 이상, 5줄 이상을 쓰기
- 지면(紙面): 종이의 겉면 / 지면(地面): 땅의 바닥, 표면
- 자재(資材): 무엇을 만드는 기본 재료.
- 건축학을 잘 모르면서도 글짓기는 집짓기와 유사한 것이라 믿고 있다.
- 건축을 위한 공정 혹은 준칙은 다음과 같다.
- 첫째 : 인식을 생산해낼 것. <인식(명사) :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아는 일.>
- 있을 만하고 또 있어야만 하는 건물이 지어져야 한다.
- 둘째 : 정확한 문장을 찾을 것. - 건축에 적합한 자재를 찾듯이, 문장을 찾으라.
- 셋째 : 공학적으로 배비할 것. - 필요한 단락의 개수를 계산하고, 내용을 배분함.
- 좋은 글을 얻고 싶다면 = 내가 가진 중요한 것, 생명을 줄 수 없으니 즉, 생명을 준다는 것은 곧 시간을 준다
- 시간을 주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안 준 것이다.
- 여기 묶은 글들을 내 8년 동안의 생명 중 일부를 주고 바꾼 것들이다.
글짓기와 집 짓기가 비슷하다고 한다. 집을 짓기 위해서 적합한 자재를 찾아서 사용하듯이, 멋진 문장을 찾기 위해 정확하게 찾아서 글을 써 가야 한다. 필요한 단락과 내용을 분배를 하고, 사유의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
좋은 글을 얻기 위해 나는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을 줘야 하는가? 작가님처럼 얼마나 많은 시간을 주고 있는가? “시간을 주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안 준 것이다.”(필사 본문 글)라는 말처럼 글쓰기의 시간을 투자해야 해야 한다. 하루 30분이라도, 5줄 이상을 쓰기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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