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 장석주
비굴했다,
평생을
손발 빌며 살았다.
빌어서 삶을 구하느라
지문이 다 닳았다.
끝끝내 벗지 못하는
이 남루!
- 시집<몽해항로>(민음사, 2010)
===
인생
비굴하지 않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다
처자식 고생 안 시키고
그래도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고
잘 살고 있다.
파리채 - 김진래
비참했다
항상
손발 빌며 사는 파리를 향해
전진하는
파리채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탁!
딱!
끝끝내 벗지 못하는
이 허탈하다.
* 장석주시인의 '파리'를 읽고서 바꿔 써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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