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슬픔은 헝겊이다 - 문정희

물빛향기 2020. 8. 22. 20:32

슬픔은 헝겊이다        문정희

 

슬픔은 헝겊이다

둘둘 감고 산다

 

날줄 씨줄 촘촘한 피륙

옷을 지어 입으면

 

부끄러운 누추를 가릴 수 있을까

 

살아있는 것들 파득거리는

싱싱한 헝겊에서

새소리가 들린다

왜 우느냐고 물어보고 싶다

아픔의 바늘로 새긴 무늬에서

별들이 쏟아질 때도 있다

 

별처럼 깊은 헝겊으로

이름 하나를 지어 입으면

비로소 밤은 따스할까

그 옷을 은총이라고 불러도 될까

 

슬픔은 헝겊이다

둘둘 감고 간다

 

   — 《Littor릿터2017년 봄호, 시와 표현201711월호 재수록

 

===

 

슬픔은 헝겊이다

어린 시절에만 해도

헝겊을 이용해서 

구멍난 옷에 , 양말에

꿰메어 입고, 신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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