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인간성에 대한 반성문 2 - 권정생

물빛향기 2020. 8. 22. 21:05

인간성에 대한 반성문     - 권정생

 

도모꼬는 아홉 살

나는 여덟 살

 

이학년인 도모꼬가

일학년인 나한테

숙제를 해달라고 자주 찾아왔다.

 

어느 날, 윗집 할머니가 웃으시면서

도모꼬는 나중에 정생이한테

시집가면 되겠네

했다.

 

앞집 옆집 이웃 아주머니들이 모두 쳐다보는 데서

도모꼬가 말했다.

정생이는 얼굴이 못생겨 싫어요!

 

오십 년이 지난 지금도

도모꼬 생각만 나면

이가 갈린다.

 

   - 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지식산업사, 1988)

 

인간성에 대한 반성문 1     ㅡ  권정생
주중식한테서 소포가 왔다
끌러 보니 조그만 종이 상자에 과자가 들었다
가게에서 파는 과자가 아니고 집에서 만든 것 같다
소포에다 폭탄도 넣어 보냈다는데...
잠깐 동안 주중식과 나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생각했다
십 년이 넘도록 알고 지냈지만 원한 살 일은 없는 것 같다.
좀 더 큰 것을 집어 먹어 봐도 괜찮다
한 개를 다 먹고 다섯 시간 지나도 안 죽는다
겨우 마음이 놓인다
주중식과 나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돈독함이 확인되었다

 

권정생(1937-2007)님은  
직접 지은 5평짜리 오두막집에서 
평생을 검소하게 사셨다고 하네요. 



여덟살 때 일인데 
오십이 넘어서도 이가 갈린다고 할 정도면 
추억이하고 하기엔 좀....??

 

naver.me/51gTvw0e

 

<18>'맑은 영혼'의 아동문학가 권정생

[BY 대구일보] 아동 문학가 권정생(1937~2007)일본 도쿄(東京) 출생. 좋은 동화 한편은 백번 설교보다 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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