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1일차 :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 <언어의 온도, 이기주, 말글터>
♣ 필사할 본문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
나는 ‘키우다’라는 동사를 좋아한다.
‘키우다’는 ‘감정’과 은근히 잘 어울리는 단어다.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것처럼 순식간에 확 타오르는 감정도 있을 테지만 모든 감정이 그럴 리 없다.
어떤 감정은 시간과 정성에 의해 느릿느릿 키워진다. 두 사람이 마련한 은밀한 텃밭에, 두 사람만의 씨앗을 심은 뒤, 물을 주고 거름을 뿌릴 때 튼실한 감정이 찬찬히 성장한다.
(...)
여기 감정에 대한 영화가 있다. 카피부터 절절하다.
“인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다.”
우아함의 대명사 케이트 블란쳇이 주연을 맡은 영화 ‘캐롤’이다. 영화에는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인 상류층 여인 캐롤과 사진작가를 꿈꾸는 젊은 여성 테레즈가 등장한다.
자기 정체성을 억누른 채 살아가던 두 여인은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을 느끼고 서로를 은밀하게 끌어당기지만, 그 끌림의 정체를 쉬이 인정할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시나브로 밀어내기도 한다. 과연 그녀들은 편견의 벽을 넘어 사랑의 결실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
상대를 제외한 모든 것이 뿌옇게 보이는 순간은 그야말로 예고 없이 다가온다.
- p.178 <언어의 온도, 이기주, 말글터>
■ 문장 분석
- ‘나는 ‘키우다’라는 동사를 좋아한다.’며 키우다와 감정이 잘 어울린다고 하네요.
- 감정을 키우는 것도 여러 종류가 있을 거 같아요.
- ‘어떤 감정은 시간과 정성에 의해 느릿느릿 키워진다.’며 텃밭, 씨앗, 물, 거름을 줘야 ‘튼실한 감정’이 성장한다고 쓰고 있습니다.
- 감정에 관한 영화로 ‘캐롤’로 소개하고 있네요.
- <캐롤>, 감독: 토드 헤인즈, 케이트 블란쳇(캐롤 에어드), 루니 마라(테레즈), 2016.
- “인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다.” 캐롤의 카피입니다.
- 캐롤과 테레즈의 상황을 대변하는 문장입니다.
- ‘자기 정체성을 억누른 채 살아가던 두 여인은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을 느끼지만 사회의 편견 때문에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 둘은 은밀하게, 정체를 인정할 수 없이, 혼란스러워하고, 시나브로 밀어내기도 합니다.
- 둘은 이렇게 감정을 키워나가요. ‘상대를 제외한 모든 것이 뿌옇게 보이는 순간’ 둘에겐 이런 순간이 존재했던 겁니다.
♣ 필사하기
요점정리와 단상)
◈ 요점정리
- 나는 ‘키우다’라는 동사를 좋아한다.
- ‘키우다’는 ‘감정’과 은근히 잘 어울리는 단어다.
- 어떤 감정은 시간과 정성에 의해 느릿느릿 키워진다.
- “인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다.”
- 자기 정체성을 억누른 채 살아가던 두 여인을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을 느끼고, 서로를 은밀하게 끌어당긴다.
- 상대를 제외한 모든 것이 뿌옇게 보이는 순간은 그야말로 예고 없이 다가온다.
◈ 단상 -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
오늘 필사할 본문의 첫 문장, “나는 ‘키우다’라는 동사를 좋아한다.”라는 작가처럼, 나는 어떤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좋아하는지 떠오르지 않는다.(혹시 제 단상에서 많이 나온 단어를 기억하시는 분 알려 주세요.)
또 한 문장 “인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다.” 라는 영화 ‘캐롤’에 나오는 영화 카피라고 하는데, 이 영화를 안 봐서 잘 모르겠다.
“두 여인의 만남이 증명하듯, 사랑은 감정과 타이밍의 결합으로 완성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감정은 예측 불가능하며 타이밍은 더 예측 불가능하다.”(p.179)
나는 내 인생에서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었는가? 지금 아내를 만났을 때 일까? 지금까지 한 집에서 한 솥밥을 먹으면서 감정을 나누고 은밀하게 소중한 사랑을 나누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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