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미안합니다. 조심합시다.' <언어의 온도, 이기주, 말글터>

물빛향기 2020. 9. 15. 22:46

♣ 5-13일차  :  '미안합니다. 조심합시다.' <언어의 온도, 이기주, 말글터>

 

aladin.kr/p/DLblB

 

언어의 온도 (3주년 150만부 기념 에디션, 양장)

언어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고 생각하는 저자가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저자는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런 언어가 지닌 차가움과 따뜻함을 글감 삼아, 하찮�

www.aladin.co.kr

  ♣ 필사할 본문

▮하늘이 맑아지는 시기 <미션2. 이기주처럼  쓰기>

   어느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목격한, 사소하다면 사소한 광경이다. 버스에 몸을 실으려던 찰나였다. 우락부락하게 생긴 사내 서넛이 눈에 들어왔다. 
   무리 중 가장 우락부락하게 생긴 한 명이 길고양이를 발견하고 부리나케 달려갔다. 그는 점퍼 주머니에서 뾰족한 물체를 꺼냈다. 앗, 해코지하려는 건가?
   아니었다. 사내는 먹다 만 식빵 조각을 고양이에게 건넸다. 고양이는 발뒤꿈치를 들고 한 발 한 발 인기척 아니 묘描기척 없이 다가와서는 잽싸게 빵을 낚아채 달아났다. 
   몸을 돌려 도망치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내 눈이 녀석의 동작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사내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양이의 뒷모습을 바라봤고, 녀석도 도망치다 말고 사내를 힐끔 돌아봤다.
   그리고 잠시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럴 리 없겠으나 그 모습은 마치 고양이가 사내에게 정중히 경의를 표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늘 쫄쫄 굶었는데 이제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됐어요, 하고 말하는 듯했다. 

   별일 아닌 것 같지만 내겐 꽤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달력을 보니 오늘은 절기상 ‘청명’이다. 맑을 청淸에 밝을 명明이다. 하늘이 차츰 맑아지는 시기를 뜻한다. 
   아, 그래서일까. 오늘은 절기와 꽤 잘 어울리는 장면을, 거친 일상을 정화하는 맑은 광경을 목격한 것 같다.
       - p.284~285  <언어의 온도, 이기주, 말글터>

 ■  ‘이기주처럼 쓰기’

- 아름다운 장면을 하나 떠올려 봅니다.
- 그 장면을 시간 순으로 묘사하고 마지막엔 자신이 그 모습을 보면서 들었던 사유를 적어보세요. 
- 또는 그동안 <언어의 온도>를 필사한 내용에 소재를 얻어 에세이를 쓰셔도 됩니다.
- 미션 에세이 분량은 오늘 필사문 정도의 분량이나 그동안 필사한 분량 정도가 좋겠습니다.
- 미션 에세이는 바로 카톡창으로 쳐서 올려주세요. 
- <언어의 온도> 수고하셨습니다. 

 

♣ 필사하기

 

 

단상 : 미안합니다. 앞으로 조심합시다.

 

   지난 금요일(911) 퇴근해서, 대림동에 갔다. 도로 주행 연습 때문에 조카를 만났다. 보슬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가운데 차량을 후진하기 위해 조심조심하는데,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거울을 통해 보니, 오토바이가 후미 쪽에 세우고 있었다.

   문을 열고 차 뒤쪽으로 갔다. 부딪친 흔적을 찾는다. 뒷 유리 밑에 살짝 흠집이 났고, 다시 보니 후미등(제동등)이 깨졌다.

 

   “사장님! 여기 유리가 흠집이 났고, 후미등이 깨졌습니다.” 내가 말하니 사장님 왈,

   “오토바이 바구니 높이가 후미등 높이에 맞지 않아 내가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

   “그럼 누가? 아니면, 서로 움직이다가 난 사고이니, 반반 합시다.”

   “일단 제 전화번호를 줄게요.”라고 하면서 전화번호를 주고 그냥 가버렸다.

 

   오토바이 : 차주신가요. 운전 중입니다. 저녁 9시 이후 연락 부탁합니다.”

   나 : 내일 자동차 수리점 가서 견적 확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오토바이 : 아니오. 경찰서에 사고 접수할게요. 100% 제 과실이 아닌데, 제가 미쳤습니까? 같이 움직이다가 부딪친 건데,,,”

   나 : 그래서 반반하자고 했는데, 사고 접수까지 해야 갰습니까?”

 

   9시 넘어서 통화로 해결하려고 전화를 2번이니 해도 받지 않는다. 다음날도 몇 번의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그래서 토요일 오후 3시 넘어서 퇴근길에 전화를 해도 안 받는다. 그래서 문자를 또 보낸다.

 

   나 : 어제 저녁 ○○초등학교 부근에 저희 ○○차 운전석 뒤, 후미등 깨져서 견적 66,000원 나왔습니다. 내일까지 입금 요망.(050001 00 200001 은행) 사고 접수했나요? 연락 없으면 뺑소니로 신고하겠습니다.”

   오토바이 : 후미등 어디 다른 곳에 부딪혀 놓고 돈 요구하세요.. 오토바이 부딪치는 부위가 아닙니다. 그리고 위쪽에 부딪치는 부분도 각이 안 맞고요.”

   나 : 그럼 사고 접수 들어갑니다.”

   오토바이 : 위쪽은 바깥쪽으로 부딪쳐야지, 왜 안 쪽에 부딪친 거죠

   나 : 모서리입니다.”

   오토바이 : 그쪽이 어떻게 모서리죠. 유리 안쪽인데,,,”

   나 : 안쪽은 아닙니다. 모서리부근

 

   답답하여 직접 대림동으로 가서 만났다. 이제는 오자마자 차량의 다른 곳의 흠집은 왜 수리 안 하냐고 묻고 있다. 그래서 그것은 아저씨하고 상관없는 일이고, 후미등과 유리는 어떻게 할까요? 좋게 해결하든가 경찰을 부르든가 하자고 하니, 조금 기가 꺾어진다. 그러나 또 오토바이 높이가 후미등 높이가 안 맞아서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유리의 흠집이 바구니 높이라고 한다. 그때다 싶어. “그럼 뒷 유리를 교체해해 주세요.”라고.” 하니, 그때서나 그럼 후미등을 갈아준다고 한다.

   진작 꼬리를 내리고 미안하다고 했으면, 쉽게 끝날 일을 너무 힘들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