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여인 - 김진래
남자는 어두움 속에 사막을 건너
여자를 찾아 간다
얼굴에 손을 가져가지만
유리관이 가로 막고 있다
여자는 숨을 쉬지 않고
평온한 자세로 누워있다
여자의 몸이 열리고 닫혔던
수모 따위도 잊고
눈을 뜨지 않고 누워있다
남자는 눈을 사르르 감는다
사막의 모래 알갱이 하나
또르르 유리관 위에 떨어진다
꿈속에 여자는 나타난다
검은 눈을 뜨고
여자의 눈 속에
사막의 밤하늘이 보인다
- 김혜순 시인의 ‘모래여자’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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