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해바라기'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반니, 2019>

물빛향기 2020. 11. 12. 21:34

◈ 6-11일차 필사 : '해바라기'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반니, 2019>

 

aladin.kr/p/xWnN3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반니산문선 9권. 당대 최고의 시인이자 작가로 노벨상을 수상한 헤르만 헤세. 그는 한때 포도 농사로 생계를 해결할 만큼 정원을 가꾸는 솜씨가 좋았다. 헤르만 헤세는 집을 옮길 때마다 정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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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사할 본문

 

▮ 정원에서 보낸 시간

가을이 되어 새들이 날아와 씨앗을 파먹고 
폭풍에 줄기가 꺽이면
한때 욕심 많고 기운이 넘치던 해바라기는
피곤에 지쳐 굴복하듯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땅으로, 
새로운 생명의 순환을 향해 몸을 구부린다.
자라서 꽃을 피우는 것들은 경이롭다.
그것들은 단 한 해에,
사실은 그보다 더 짧은 겨우 몇 달 안에
싹이 나서 죽기까지 모든 생명의 단계를 마쳐야 할 운명이다! 
봄이 되면 우리는 마치 어린아이들을 바라보듯
새 생명이 서로 재촉하며 자라는 모습을 즐겁게 바라본다.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지만 감동적이고
기묘하고 순수하면서 동시에 탐욕스러운 꽃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리고 늦여름 어느 날.
어린아이처럼 보였던 꽃이 신기하게도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비밀을 가득 담은 듯, 나이 들어 지친 듯, 
그러면서도 뭔가를 일깨워주려는 듯,
놀랄 만큼 성숙한 얼굴로 도도하게 미소 짓는다.
이때도 해바라기의 황금처럼 빛나는 머리는 계속 반짝거린다.     -    p.108~109

 ■ 문장 분석

- ‘정원에서 보낸 시간’에 나오는 부분입니다.
- ‘정원에서 보낸 시간’을 낭독해보셔도 좋겠네요. 
- 가을이 되어 새들이 날아와 씨앗을 파먹고~ 시처럼 쓴 챕터입니다.  
- ‘한때 욕심 많고 기운이 넘치던 해바라기는’ 해바라기 표현 부분도 인상적입니다.
- ‘싹이 나서 죽기까지 모든 생명의 단계를 마쳐야 할 운명이다!’ 모두 주옥같은 문장입니다. 
- 봄과 여름, 가을에 만나는 꽃의 경이로움을 담고 있는 부분입니다.

 

◈ 필사하기

 

 

 

요점정리와 단상)

 

- 가을이 되어 새들이 날아와 씨앗을 파먹고

- 새로운 생명의 순환을 향해 몸을 구부린다.

- 싹이 나서 죽기까지 모든 생명의 단계를 마쳐야 할 운명이다!

- 기묘하고 순수하면서 동시에 탐욕스러운 꽃의 얼굴을 바라본다.

- 해바라기의 황금처럼 빛나는 머리는 계속 반짝거린다.

 

해바라기

 

황금빛처럼 빛나고

탐스럽게 익은 해바라기

성숙한 얼굴로 도도한 모습으로

비밀을 간직한 것처럼,

뭔가를 일깨워주려는 듯,

기묘하고 순수하며

탐욕스러운 꽃의 얼굴을 바라본다.

 

가을이 되면서 새들이 씨앗을 쪼아댄다.

여름에 폭풍에 줄기가 꺾이면

기운 넘치게 잘 자란 해바라기는

피곤에 지쳐 이젠 자꾸 구부린다.

새로운 생명의 순환을 바라며

자신의 몸을 자꾸 구부린다.

 

동그란 태양을 닮은 해바라기

바람에 구부러진 줄기

무거운 머리를 숙이고

흙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애쓰다가 시들어 간다.

 

-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p.108~109

 

출처 : 에세이 필사 리더
출처 : 김성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