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7일차 : ‘아내의 밥상’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휴머니스트, 2020)
◈ 필사할 본분
▮눈물은 왜 짠가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 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국물을 그만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 댔습니다 그러자 주인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 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 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 중
그런데 눈물이 왜 짠가 중얼거리는 겔까? 그렇다. 겉으로는 아무리 속일 수 있어도 속은 못 속이는 게다. 목구멍을 넘어가는 설렁탕 국물의 짠 맛은 소금 때문도, ‘다대기’ 때문도, 깍두기 국물 탓도 아닐 것이다. 그는 지금 눈물을 먹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를 읽다 보면 우리의 목구멍에서마저 울컥 짠 내가 올라온다. 나아가 만일 그 짭조름한 눈물 내음의 툭 하는 ‘투가리’ 소리와 더불어 느껴진다면 그때 당신은 이 시를 정말 제대로 읽었다고 확신해도 좋다. 이처럼 감동은 기교가 아니라 진실에서 온다. - p.85~87
■ 문장 분석
- ‘눈물은 왜 짠가’는 슬픔에 관한 챕터입니다.
- 구리 료헤이 단편 <우동 한 그릇>, 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정호승 <슬픔이 기쁨에게>, 박노해 <다시>, 정호승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정지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이 나옵니다.
- 시인 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 부분입니다.
- 제목 ‘눈물은 왜 짠가’를 질문하며 ‘소금 때문도, ‘다대기’ 때문도, 깍두기 국물 탓’도 아니며 눈물을 먹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이 시를 읽다 보면 우리의 목구멍에서마저 울컥 짠 내가 올라온다.’고 소감을 말합니다.
- ‘그 짭조름한 눈물 내음의 툭 하는 ‘투가리’ 소리와 더불어 느껴진다면’ 시를 제대로 읽고 있다고 말합니다.
- 진실된 이야기를 말할 때 시도 글도 감동이 전해지겠죠.
◈ 필사하기
◈ 요점정리 및 단상)
-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 댔습니다.
-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 눈물이 왜 짠가 중얼거리는 겔까?
- 목구멍을 넘어가는 설렁탕 국물의 짠 맛은 소금 때문도, ‘다대기’ 때문도, 깍두기 국물 탓도 아닐 것이다.
- 이처럼 감동은 기교가 아니라 진실에서 온다.
◈ 단상
아내의 밥상 ㅡ 김진래
아침은 간단하게 점심은 식당에서 저녁은 집에서 아내로부터 저녁상을 받는다 하루의 피곤함 때문인가 말없이 밥을 먹는다
밥상을 받을 때마다 나는 행복하다 그 행복을 말로 표현해서 아내를 기쁘게 해야 하는데 무뚝하게 응, 그래, 별 말없이 먹기만 한다
날마다 저녁 밥상을 받고 살아간다 나는 오늘도 집에 도착해서 밥상 앞에 앉는다 아내의 속 깊은 사랑의 밥상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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