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0일차 : ‘1983년 여름 ’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휴머니스트, 2020>
◈ 필사할 본문
7. 노래를 잊은 사람들
#1. 마침내, 그 40대 남자도 정수가아아—목놓아 울어 버린다.
#2. 부산 스튜디오의 그 40대 여자는 카메라 앞에서 까무라쳐 버렸다.
#3. 서울 스튜디오의 그 40대 남자는, 마치 미아가 된 열 살짜리 어린이가 길바닥에서 울 듯, 이젠 얼굴을 들고 입을 벌린 채 엉엉 운다. 정숙이를 부르며.
(...)
#8. 다시 화면은 가운데로 잘려서 한쪽은 서울 스튜디오. 다른 한쪽은 대구 스튜디오를 연결하고—여보세요. 성함이 김재섭 씨 맞아요? 아버지 이름이 뭐예요? 맞아요, 맞어. 재서바아, 응. 그래, 어머니는 그때 정미소에 갔다 오던 길이었지요? 미군들이 그때 폭격했잖아. 맞어, 할머니랑 큰형님이랑 그때 방바닥에 엎드려 있었는데 방안에 총알 다섯 개가 들어왔다는 말 들었어. 맞어. 둘째 삼촌이 인민군으로 끌려가 반공포로로 석방됐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맞지요? 맞어. 맞아요. 맞어. 재서바아, 어머니 살아계시니? 어머니이—
(...)
#13. 엄마아 왜 날 버렸어요? 왜 날 버려!
#17. 언니야 왜 이렇게 늙어버렸냐, 응? 그 이쁜 얼굴이, 응?
#18. 얼마나 고생했니?
- 황지우, <마침내, 그 40대 남자도>
1983년 여름, 전국이 눈물바다였다. 30여 년 만에 만나는 가족도, 그것을 바라보는 시청자도, 너나 할 것 없이 다 울었다. 그래서 당초 90분짜리 단발성 특집으로 기획되었던 프로그램이 바로 그날부터 24시간 철야 방송으로 연장되었고, 이후 장장 138일 동안 생방송으로 이어졌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이 사태, 방송의 위력에 놀라고 방송국의 기획에 감사해 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렇게 쉬운 만남을 30년이 넘도록 못 하다가 왜 이제야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렸는지 모두가 바보처럼 자탄하고 자책하며 울고 웃던 나날, 10만 명의 이산가족이 참여해 1만여 가족이 상봉을 하였다. - p.168~171
■ 문장 분석
- ‘노래를 잊은 사람들’은 분단의 아픔에 대한 챕터입니다.
- 김광규의 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황지우 시 <마침내, 그 40대 남자도>, 이호철 소설 <탈향>, 김종삼 시 <민간인>, 송수권 시 <면민회의 날> 등이 소개됩니다.
- 필사문은 황지우 시 <마침내, 그 40대 남자도>에 대한 저자의 해석부분입니다.
- 황지우 시은은 1983년 KBS의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 프로그램을 한편의 서사시로 담아냈습니다.
- #1. ~#18.로 된 시는 텔레비전 장면을 편집하고 해설하듯이 그렸다고 합니다.
- 저자는 아픔 역사의 한 장면을 기억해야 하며 현실이 더 영화같다고 합니다.
- 1983년도 / 30여 년/ 90분 짜리/ 24시간/ 138일 동안/ 30년이 넘도록/ 10만 명/ 1만명 등이 숫자로 정확히 표시되어 당시 상황을 가늠할 수 있게 묘사되었습니다.
◈ 필사하기
◈ 단상>
1983년 여름 - 김진래
목 놓아 울어 버렸다 까무라쳐 버렸다 길바닥에서 주저앉아서 얼굴을 들고 입을 벌리고 엉엉 운다. 이름을 부르면서
젊은 시절에 텔레비전을 통해 이산가족의 상봉 장면 30년 만에 만난 가족 그것을 보는 이들 모두가 함께 울었다 |
잃어버린 30년 - 설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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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그리웠던 삼십년 세월 의지할 곳 없는 이 몸 서러워하며 그 얼마나 울었던가요 우리 형제 이제라도 다시 만나서 못다한 정 나누는데 어머님 아버님 그 어디에 계십니까 목메이게 불러 봅니다 |
2. ♬ 내일일까 모레일까 기다린 것이 눈물 맺힌 삼십년 세월 고향 잃은 이 신세를 서러워하며 그 얼마나 울었던가요 우리 남매 이제라도 다시 만나서 못다한 정 나누는데 어머님 아버님 그 어디에 계십니까 목메이게 불러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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