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눈 오는 날" <시와 산책, 한정원, 시간의 흐름>

물빛향기 2021. 3. 2. 22:29

8-1일차 에세이필사 : "눈 오는 날"<시와 산책, 한정원, 시간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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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산책

시를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 그럼, 산책을 한다는 건?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시와 산책>은 작가 한정원이 시를 읽고, 산책을 하고, 과연 산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온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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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할 본문

온 우주보다 더 큰

 

   내가 겨울을 사랑하는 이유는 백 가지쯤 되는데, 1번부터 100번까지가 모두 이다. 눈에 대한 나의 마음이 그렇게 온전하고 순전하다. 눈이 왜 좋냐면 희어서, 깨끗해서, 고요해서, 녹아서, 사라져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난 횟수를 차곡차곡 세어가듯이, 나는 눈을 만난 날들을 센다. 첫눈, 두 번째 눈, 세 번째 눈……열한 번째 까지 셀 수 있었던 해는 못내 아름다웠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커튼을 닫혀 있고 누운 채로는 바깥이 보이지 않는데도, 내 주변으로 서름한 빛이 느껴지는 날이 있다. 눈에 보이는 빛이 아니라서 아까 꾸던 꿈이 이어지고 있는가 싶기도 하다. 나는 눈을 천천히 깜빡이며 그 환상의 빛을 가늠해보다가 문득 이런 확신에 이른다. ‘뭔가 찾아온 거야!’

   몸을 단번에 일으키고 커튼을 걷으면 아, 눈이 거기 있다. 창을 내내 올려 보다가 내 얼굴이 뜨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손바닥을 힘차게 흔드는 애인처럼.

   눈을 그렇게 발견하는 날은, 사랑을 발견한 듯 벅차다.

       - <p.11, 시와 산책, 한정원>

 

문장 분석

 

- 작가는 겨울을 사랑하는 이유가 백가지 쯤 된다고 해요.

- ‘1번부터 100번까지가 모두 이다.’ 눈을 엄청 좋아하는구나! 느껴집니다.

- ‘희어서, 깨끗해서, 고요해서, 녹아서, 사라져서.’라며 눈이 좋은 이유를 나열합니다.

- ‘열한 번째까지 셀 수 있었던 해는 못내 아름다웠다.’ 그해 눈이 11번이나 왔나봅니다.

- ‘서름한 빛이 느껴지는 날이 있다.’ 눈이 온 날빛을 서름한 빛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서름하다: 1. 남과 가깝지 못하고 사이가 조금 서먹하다. 2. 사물 따위에 익숙하지 못하고 서툴다.

 

한 줄 essay : 내가 겨울을 사랑하는 이유를 적어보세요.

 

 

필사 하기

 

단상)

 

- 눈에 대한 나의 마음이 그렇게 온전하고 순전하다.

-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난 횟수를 차곡차곡 세어가듯이, 나는 눈을 만난 날들을 센다.

- 창을 내내 올려 보다가 내 얼굴이 뜨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손바닥을 힘차게 흔드는 애인처럼.

- 눈을 그렇게 발견하는 날은, 사랑을 발견한 듯 벅차다.

 

- <p.11, 시와 산책, 한정원>

 

한 줄 essay : 어릴 적에는 눈 오는 날이 너무너무 행복했다. 눈사람을 만들고, 친구들과 눈싸움을 하고, 눈썰매를 타며 신나게 놀던 때가 생각난다. 지금도 당연히 눈 오는 날이 너무너무 좋다.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것을 보면, 내가 포근해지는 것이 행복하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하얀 이불을 덮어놓은 것처럼 하얀 눈이 내려 앉아있는 모습이 따뜻해 보인다. 눈이 녹을 때, 눈이 사라지는 지붕에서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것도 좋다.

 

출처 : 김성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