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고향 - 전윤호” <시와 산책, 한정원, 시간의 흐름>

물빛향기 2021. 3. 4. 22:09

8-3일차 에세이필사 : “고향 - 전윤호” <시와 산책, 한정원, 시간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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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산책

시를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 그럼, 산책을 한다는 건?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시와 산책>은 작가 한정원이 시를 읽고, 산책을 하고, 과연 산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온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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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할 본문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나는 여전히 동네를 걷는다. 산책의 끝에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거기에서는 동네가 한눈에 보인다. 어지러운 골목도 위에서 보면 단순해서 지도를 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저물 무렵이면 사람이 사는 집에는 전등이 하나둘씩 켜지고 빈집은 그대로 어둠 속으로 묻힌다. 그 사이를 쭉 이으면 별자리가 될 것도 같다. 돌아누운 사람의 굽은 등자리, 깎인 발톱 자리, 아픈 고양이 꼬리 자리 같은 것. 그런 것이 있다면 말이다.

   위층 노부부의 말다툼이나 코 고는 소리는 이제 안 들리면 허전하고, 아래층 신혼부부의 소리가 뜸해지면 그들의 애정전선이 괜히 걱정스럽다.

   그들 중간에 끼어 있는 나도 무슨 소리를 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식으로 나도 여기 살고 있다고 알리고 싶은 밤에, 시를 소리 내어 읽는다.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그러나 뜨거운 가슴에 들뜨는 존재.

     그저 하는 일이라곤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나는 시집을 집어 던진다. 화내는 것이 아니다. 나는 평화롭다.

   그러나 벌레는 죽었다.(p.47)

 

문장분석

 

- 세사르 바예호,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다산책방.

- 인용된 시의 출처입니다. (인간은 슬퍼하고~~ 연명하는)

- 저자는 이사한 후 낯선 동네 주변을 산책합니다.

- ‘빈집은 그대로 어둠 속으로 묻힌다.’ 전등불이 켜지지 않는 집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 ‘돌아누운 사람의 굽은 등자리, 깎인 발톱 자리, 아픈 고양이 꼬리 자리 같은 것.’ 별자리 이름을 만들었네요.

 

한 줄 essay :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시를 골라보세요~

 

 

필사하기

 

♣ 단상)

 

- 전등이 하나둘씩 켜지고 빈집은 그대로 어둠 속으로 묻힌다.

- 돌아누운 사람의 굽은 등자리, 깎인 발톱 자리, 아픈 고양이 꼬리 자리 같은 것.

- 위층 노부부의 말다툼이나 코 고는 소리는 이제 안 들리면 허전하고

- 아래층 신혼부부의 소리가 뜸해지면 그들의 애정전선이 괜히 걱정스럽다.

- 그들 중간에 끼어 있는 나도 무슨 소리를 내야만 할 것 같다.

-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 (p.47~48, 시와 산책, 한정원, 시간의 흐름)

 

한 줄 essay :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시.

 

          고향        - 전윤호

 

          안개가 사방 빗장 지른 마을

          아버지는 맘대로 일찍 떠나고

          종일 비 오는 강과 산만 남았다

 

          기댈 곳 찾아 떠난 길

          오십 넘어도 비만 내린다

          우산 속에 숨은 슬픔 노리는

          빗속의 매 한 마리

 

          눈 내리기 전

          넌 오지 않고

          오늘도 한밤에 떠나라는 듯

          아는 집은 모두 불이 꺼졌다

 

               - 시집<정선> (전윤호, 달아실, 2019)

 

 

 

출처 : 김성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