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일상의 근력들을 버티게 하는 것” <쓰기의 말들, 은유, 유유>

물빛향기 2021. 3. 24. 22:42

8-20일차 에세이필사 : “일상의 근력들을 버티게 하는 것"  <쓰기의 말들, 은유, 유유>

 

http://aladin.kr/p/JbBeG

 

쓰기의 말들

글 쓰는 사람 은유의 쓰기 아포리즘에 대한 문장들. 소소한 일상에서 의미를 발굴하는 안목과 낮고 작은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으로 자기만의 글쓰기를 선보인 저자가 니체, 조지 오웰부터 신

www.aladin.co.kr

 

필사 할 본문

O45 글쓰기의 실천은 기본적으로 망설임들로 꾸며집니다. - 랑 바르트

 

   집 앞 버스 정류장 앞에 허름한 가게가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 천막을 치고 만든 점포니까 번듯한 가게도 아니고 노점도 아니다. 그 경계에 자리한 좁고 긴 가게에서 채소, 과일, 잡곡, 약초, 반찬을 판다. 노모와 다리가 불편한 중년 아들이 주인인데 무척 부지런하다. 저녁 여덟 시쯤에는 폐점 준비로 물건을 천막으로 덮어 놓고도, 더운 여름날이면 남은 찐옥수수 한 봉지를 팔기 위해 쪼그리고 앉아 있었고, 추운 겨울에는 군밤을 그렇게 악착같이 팔았다.

   며칠 전, 버스를 기다리며 보니 매대 물건이 바뀌었다. 여름내 팔던 천도복숭아 대신 양파가 분홍 바구니에 담겨 나란히 놓여 있었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은 절룩거리며 매대에서 양파 바구니 위치를 계속 옮겼다. 얼핏 보기에 개수도 크기도 비슷한 그것들을 하나 빼서 앞에 두었다가 뒷줄 것과 바꾸었다가 다시 앞줄에 놓았다가 마냥 그러는 것이다. (...)

   그 망설임들로 꽉찬 시간들. 이게 나을까, 저게 나을까. 거기서 막 빠져나온 나에게 그의 동작이 낯설지 않았던 것이다. 무의미의 반복에서 의미를 길어 내기. 무모의 시간을 버티며 일상의 근력 기르기. 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 (p.111, 쓰기의 말들, 은유, 유유))

 

문장 분석

 

- 집 앞 허름한 점포를 소개하면서 글쓰기와 연결시킵니다.

- 첫 문단에 가게 모습, 파는 물건, 가게 주인, 부지런한 모습까지 요약했습니다.

- 두 번째 문단에선 가게 주인 중 중년 아들의 모습을 관찰해 묘사했네요.

- 다리가 불편한 중년의 아들이 하는 반복 행위를 곱씹는 저자입니다.

- 그 행위를 망설임들로 꽉찬 시간들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글쓰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부연합니다.

- 글쓰기를 하려면 낱말을 주무르고문장들을 넣다 뺐다 지웠다 살렸다 해야 하니 망설임의 시간들이라고 합니다.

 

한 줄 essay : ‘무모의 시간을 버티며 일상의 근력 기르기. 사는 모습 크게 다르지 않다.’라는 문장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샘들에게도 일상의 근력들을 버티게 하는 것들이 있으실까요?

 

필사하기

 

 

 

단상)

 

- 집 앞 버스 정류장 앞에 허름한 가게가 있다.

- 노모와 다리가 불편한 중년 아들이 주인인데 무척 부지런하다.

- 다리가 불편한 아들은 절룩거리며 매대에서 양파 바구니 위치를 계속 옮겼다.

- 그 망설임들로 꽉찬 시간들.

- 무의미의 반복에서 의미를 길어내기

- 무모의 시간을 버티며 일상의 근력 기르기.

- 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줄 essay : ‘무모의 시간을 버티며 일상의 근력 기르기사는 모습 크게 다르지 않다.’

 

일상의 근력들을 버티게 하는 것.

 

   나는 무모의 시간을 버티는 방법은 무작정 걷기와 자전거를 탄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를 때,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무작정 걷기를 한다. 도심 속에서 무작정 걷다보면 소음 때문에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마음에 망설임들로 꽉 찬 시간 속에서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망설임 속에서 감정을 조절하며 걷는다.

   또, 자전거를 탄다. 처음 출발할 때는 씩씩 대면서 달린다. 나무가 지나가고, 꽃들이 지나가고, 자동차가 쌩쌩 지나가고 맞바람을 부딪쳐 달리면 무모한 생각들이 사라진다.

 

출처 : 에세이필사 리더
출처 : 김성옥 - 몸근력, 마음근력 내가하는 일에  몰입하는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