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9일차 에세이필사 : “담쟁이” <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달>
♣ 필사 할 본문
- ▮ 우리에겐 필요한 순간에 길을 바꿀 능력이 있다
- 눈 덮인 시골길을 얼마나 갔을까. 갑자기 기사가 버스를 멈춰 세우더니, 버스에서 내리는 거였다. 그러고는 내가 앉아 있는 창문 바깥 쪽으로 걸어왔다. 창 안의 나와 우뚝 멈춰 선 창밖의 그의 눈이 마주쳤다. 그가 갑자기, 들고 내린 신문에다 눈을 한 주먹 욱여넣더니 유리창을 닦기 시작했다. 거의 무엇도 보이지 않던 유리창이 순간 깨끗해졌다.
- 그가 창밖에 서서 사진을 찍으라는 몸짓을 하면서 씨익 웃어 보이더니 다시 버스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사진을 찍으라며 버스를 천천히 모는 것도 같았다.
- 깨끗해진 유리창 너머의 풍경을 사진기에 담는 척했지만 나는 사실, 감동에 어쩔 줄 모르는 내 얼굴을 가리기에 그 방법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며, 어디가 종점인지도 전혀 알지를 못하는 또래의 손님에게 손을 새까맣게 버려가면서까지 그가 하고 싶은 최선의 대접은 그랬다.
- 수영장에 가려고 나섰던 길에, 행선지만을 보고 아무 버스에 올라타는 일은 잘하는 일이다.
- 누구라도 만나면 좋겠다 싶은 날에, 만나고 싶은 마음을 거두고 아무 버스를 타고 차창으로 내리쬐는 햇빛을 받는 일은 먼지가 뽀얗게 쌓인 나의 빈 터에다 수영장 하나 지어주는 일이다.
- - p.159 (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달)
- ▮ 문장 분석
- - 동유럽을 여행하다 버스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입니다.
- - 저자는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여행을 하고 있어요.
- - 운전기사가 어디까지 가냐고 묻고, 저자는 카메라를 가르키며 의사소통을 합니다.
- - 기사가 버스를 멈추고 유리창을 닦아주네요.
- - 운전기사가 승객에게 해 준 ‘최선의 대접’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 - 우리는 누군가에게 ‘최선의 대접’을 해주거나 받은 일이 있었을까요?
- ▸ 포토 essay : 주제 - 자유
- 오늘도 포토 에세이! 찍고 쓰기! 를 진행하겠습니다.(분량은 3-5줄 정도)
♣ 필사 하기
♣ 단상)
- 동유럽을 여행하다 버스에서 일어난 일.
-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여행을 함.
- 눈 덮인 시골길을 얼마나 갔을까.
- 창 안의 나와 우뚝 멈춰 선 창밖의 그의 눈이 마주쳤다.
- 신문지에다 눈을 한 주먹 욱여넣더니 유리창을 닦기 시작했다.
- 사진을 찍으라며 버스를 천천히 모는 것도 같았다.
-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며, 어디가 종점인지도 전혀 알지를 못하는 또래의 손님에게 손을 새까맣게 버려가면서까지 그가 하고 싶었던 최선의 대접은 그랬다.
- 행선지만을 보고 아무 버스에 올라타는 일은 잘하는 일이다.
- 먼지가 뽀얗게 쌓인 나의 빈 터에다 수영장 하나 지어주는 일이다.
- p.158~159 (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달)
► 한줄 essay : 운전기사가 승객에게 해 준 ‘최선의 대접’
작가님처럼 한국에서 버스 운전기사 분께 이런 대접을 받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어디서 왔고, 누구인지, 어디까지 가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진 찍으라고 바깥 유리면을 신문지에다 눈을 담아 닦아주고, 버스도 천천히 운행해주는 기사분의 매너 너무 행복한 여행 이였겠어요.
어느 해인가, 지하철에서 일본 관광객들이 길을 물어보기에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서, 어느 방향으로 가는 차를 타고 가야하는지에 대해서 물어본다. 바디랭귀지로 노선도를 보면서 가는 목적지를 알려준다. 그들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간다.
▸ 포토 essay : 주제 - 자유 (분량은 3~5줄 정도)
담쟁이 - 김진래
앞에 돌담이 있고
그 돌담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물 한 방울 없는 돌 틈을
말없이 서두르지 않고 오르는 담쟁이
한줄기가 뻗어 오르다보면
여럿이 한 뼘씩 돌 틈을 타고 오르다
담쟁이가 돌담을 덮는다
그 돌담을 푸르게 덮은 담쟁이가
잎 하나가 옆에 있는 담쟁이 잎들과
그 돌담을 넘어간다.
===> 인생살이 중에 우리의 앞을 막아서는 것이 있다. 거칠고 건조한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서두르지는 않고 천천히 벗어나려고 전진한다. 주변을 푸르게 덮어 주는 역할을 하며,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어려운 난관을 헤쳐 넘어 나아가자!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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