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익어가는 하루(필사)

대추 한알 - 장석주

물빛향기 2019. 11. 23. 21:13

23) 대추 한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 시집 <붉디 붉은 호랑이>(대지, 2005)

 

 

 

 

=== 고향집에 대추 열매

 

고향 집 마당 한 구석에 알알이 영근 대추 열매,

사계절을 열매맺기 위해 고통과 아픔을 간직한 채,

풍성한 열매를 맺은 대추나무.

 

그러나 이젠 만날 수 없네.

도로가 생기는 이유로 고향집과 대추 나무를 볼 수 없다.

그동안 고생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느라고.

2019년 11월 30일(토)

부모님이 정든 고향을 떠나므로 고향집도 사라지고, 대추나무도 사라진다.

정든 고향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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