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대추 한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 시집 <붉디 붉은 호랑이>(대지, 2005)
=== 고향집에 대추 열매
고향 집 마당 한 구석에 알알이 영근 대추 열매,
사계절을 열매맺기 위해 고통과 아픔을 간직한 채,
풍성한 열매를 맺은 대추나무.
그러나 이젠 만날 수 없네.
도로가 생기는 이유로 고향집과 대추 나무를 볼 수 없다.
그동안 고생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느라고.
2019년 11월 30일(토)
부모님이 정든 고향을 떠나므로 고향집도 사라지고, 대추나무도 사라진다.
정든 고향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독서이야기 > 익어가는 하루(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주 - 황인찬 (0) | 2019.11.27 |
---|---|
뱃속이 환한 사람 - 박노해 (0) | 2019.11.25 |
흙 - 문정희 (0) | 2019.11.21 |
봄방 - 권혁웅 (0) | 2019.11.20 |
너무 아픈 사랑 - 류근 (0) | 2019.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