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도종환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 시집<슬픔의 뿌리>(실천문학, 2002)
=== 조금씩 덜어내어 가슴 속
여백을 만들자!
그 여백을 가족에게,
이웃에게,
세상에게,
내밀어 보자!
여백이 있는 풍경이 아름다운 것처럼, 여백이 있는 곳을 만들자.
여백은 여유와 비슷하지 안을까요?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여유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것 같아,
여유로운 시간을 만들어서 잠깐의 쉼을 선물하는 삶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조금씩 덜어내는 삶은 나의 물질과 시귐과 말과 생각을 조금씩 덜어내며,
사들이지 말고 내다 버리며 살자.
또한, 가슴 속 여백을 만들기 위해서,
차 향처럼 은은하게 풍겨 나오는 여유(여백)있는 사람,
나이를 먹을수록 삶의 향기가 나는 여유(여백)있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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