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자전거 여행(김동률의 출발)'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한겨레>

물빛향기 2020. 8. 9. 19:05

♣ 4-28일차 에세이 필사 - '자전거 여행(김동률의 출발)'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한겨레>

 

aladin.kr/p/11erM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4년 만에 새로운 산문집을 출간한다. 이번 산문집은 「한겨레21」에 연재됐던 신형철의 문학 사용법을 비롯, 각종 일간지와 문예지 등에 연재했던 글과 미발표 원고를 모아

www.aladin.co.kr

 

♣ 6. 필사 본문

 


문학으로서의 이소라
이소라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위에서 진통제 운운한 것은 그의 어떤 노래가 몇 년 전 내게 남긴 충격의 반향일지도 모른다. 《7집》(2008)에 수록된 <Track 7>(이 앨범의 모든 곡에는 제목이 붙어 있지 않다)의 노랫말 역시 그가 썼다. 

지난밤 날 재워준 약 어딨는 거야
한 움큼 날 재워준 약 어디 둔 거야
나 몰래 숨기지 마, 말했잖아, 완벽한 너나 참아
다 외로워, 그래요, 너 없는 난 
눈을 뜨면 다시 잠을 자, 난, 난.

몸이라도 편하게 좀 잔다는 거야
나 몰래 숨기지마, 난 있잖아, 술보다 이게 나아
다 외로워, 그래요, 너 없는 난
눈을 뜨며 다시 잠을 자, 난, 난. 

   이 노래를 부를 때는 그는 고통을 잊기 위해 수면제를 달라고 탁한 목소리로 애원한다. 그리고 정확히 마지막 “난”에서 그의 목소리는 갈라져 무너진다. “완벽한 너나 참아”나 “술보다 이게 나아”와 같은 구절들은, 칼을 들고는 있으되 그 누구를 찌를 힘이 없어 허우적대다가 그만 제 몸에 상처를 입히고 마는, 그런 사람 같다. 가끔 그는 관객에게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너무 오래 단둘이 있지 않기 위해서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때 그는 자신의 고통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그의 고통은 수다스럽지 않다. 진정한 고통은 침묵의 형식으로 현존한다. 고통스러운 사람은 고통스럽다고 말할 힘이 없을 것이다. 없는 고통을 불러들여야 할 때는 어떤 가수들은 울부짖고 칭얼댄다. 그는 그럴 필요가 너무 없다.(p.88)

■ 문장 분석 
-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노래를 불렀던 이소라를 상기하며 ‘충격의 반향’을 주었던 이소라 곡을 하나 더 소개합니다. 
- 《7집》(2008)에 수록된 <Track 7> 가사를 적고, 가삿말을 풀이합니다. 
- ‘정확히 마지막 “난”에서 그의 목소리는 갈라져 무너진다.’ ‘난’을 부르는 이소라의 목소리를 설명합니다.  
- “완벽한 너나 참아”나 “술보다 이게 나아”라며 수면제를 찾는 심정에 대한 가사를 언급한 후 다음 문장으로 이런 상태의 사람을 비유합니다.   
- ‘칼을 들고는 있으되 그 누구를 찌를 힘이 없어 허우적대다가 그만 제 몸에 상처를 입히고 마는, 그런 사람 같다.’ 이렇게 비유합니다. 
- 무대에 오르는 이소라를 ‘너무 오래 단둘이 있지 않기 위해서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힙니다. 
- ‘그는 자신의 고통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그의 고통은 수다스럽지 않다.’ 며 이소라의 고통을 전달합니다. 
- 그의 고통은 무엇일까 짐작하게 만드는 문장들입니다. 
- 노래 가사를 적고 가수들을 표현하는 문장을 만들어도 좋겠습니다.

youtu.be/dvgPl8dJcUY

 

♣ 필사하기

 

 

요약과 단상)
=== "자전거 여행(김동률의 출발)

 

- 고통을 잊기 위해 수면제를 달라고 탁한 목소리로 애원한다.

- 정확히 마지막 에서 그의 목소리는 갈라져 무너진다.

- “완벽한 너나 참아”, “술보다 이게 나아

- 칼을 들고는 있으되 그 누구를 찌를 힘이 없어 허우적대다가 그만 제 몸에 상처를 입히고 마는, 그런 사람 같다.

- 너무 오래 단둘이 있지 않기 위해서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 그는 자신의 고통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그의 고통은 수다스럽지 않다.

- 고통스러운 사람은 고통스럽다고 말할 힘이 없을 것이다.

 

https://youtu.be/6TZ_GLJlD84

 

 

출발 김동률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그곳에선 누구를 만날 수가 있을지 아주 높이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멍하니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서두르지 않는 법 언젠가는 나도 알게 되겠지

이 길이 곧 나에게 가르쳐 줄 테니까 촉촉한 땅바닥 앞서 간 발자국

처음 보는 하늘 그래도 낯익은 길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 때로는 넘어져도 내 길을 걸어가네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내가 자라고 정든 이 거리를 난 가끔 그리워하겠지만 이렇게 나는 떠나네

더 넓은 세상으로

 

   2016년부터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고 난 뒤에 김동률의 출발노래를 자전거를 탈 때와 자전거 여행을 출발할 때 듣게 되는 노래이다. 가볍게 경쾌하며 다정히 속삭이는 듯 한 맑고 상쾌한 노래이다.

   마음이 우울하거나 기분이 나쁠 때, 출발노래를 듣는다. 김동률의 고음보다는 중저음의 보이스로 노래한 곡이다. 편하게 느껴지고 잔잔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들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달리는 자전거 여행길,,,

   멍하니 앉아 있기도, 가끔 길을 잃기도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천천히 달려간다. 가끔 내게 익숙한 거리를 그리워하겠지만 그래도 달려간다.

 

   “출발노래처럼, 이 땅의 삶을 소풍 가듯 즐겁게 행복한 삶이 되도록 오늘도 달려가자고 외치고 싶다. 김동률의 편안한 목소리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노래 출발을 들으면서 오늘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