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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좋은날” <시와 산책, 한정원, 시간의 흐름>

♣ 8-9일차 에세이필사 : “맑고 좋은날” http://aladin.kr/p/0NDeO 시와 산책 시를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 그럼, 산책을 한다는 건?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은 작가 한정원이 시를 읽고, 산책을 하고, 과연 산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온 시간들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회색의 힘 아침 내내, 아침이 어두워지고 있다.* (...) 내친김에 잿빛 노래를 한 곡 재생시킨다. . 캐롤 앤 맥고윈이 믈라스 시에 곡을 붙인 것이다. (...) 흐린 날에는 모든 것이 떨어진다. 새는 날개를 떨어뜨리고(낮게 날고), 구름은 빗방울을 떨어뜨리고, 사람은 기분을 떨어뜨린다. 흔히 그보다 조금 부드러운 단어인 ‘가라앉다’를 선택하지만 말이다. 나는 흐린 날을 ..

“안부” <시와 산책, 한정원, 시간의 흐름>

♣ 8-8일차 에세이필사 : “안부” http://aladin.kr/p/0NDeO 시와 산책 시를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 그럼, 산책을 한다는 건?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은 작가 한정원이 시를 읽고, 산책을 하고, 과연 산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온 시간들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저녁이 왔을 뿐 집에 있을 때 불을 켜지 않고 저녁을 맞는 편이다. 서둘러 어두움을 쫓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이다. 대신 소리를 내어 시를 읽는다. 저녁에는 묵독보다 낭독이 좋다. 내 입술 사이에서 나온 검은 글자들이 새처럼 어둑하게 날아가는 상상을 하며, 나는 시와 저녁이 잘 어울리는 반려라고 느낀다. 모호함과 모호함, 낯설음과 낯설음, 휘발과 휘발의 만남. 바로 그러한 특질 때문에..

“침묵 예술가” <시와 산책, 한정원, 시간의 흐름>

♣ 8-7일차 에세이필사 : “침묵 예술가” http://aladin.kr/p/0NDeO 시와 산책 시를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 그럼, 산책을 한다는 건?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은 작가 한정원이 시를 읽고, 산책을 하고, 과연 산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온 시간들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국경을 넘는 일 이제 내 마음이 말을 그친다 파도도 그치고 독수리들이 다시 날아간다 발톱이 피로 물든 채* 말을 잃은 적이 있다. 목소리를 갖고 있어도 말을 할 수 없었다. 말하고 싶은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내게서 말을 훔쳐간 것은 슬픔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되찾아올 힘이 내겐 없었다. 그때 나는 마르셀 마르소를 만났다. 무언극 배우인 마르소는 60년간 비(非)언어로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