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에세이필사 289

“마늘종”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16일차 에세이필사 : “마늘종”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마늘종 어릴 적에 마늘종 한 움큼 뽑아오라는 심부름은 그래서 신이 났다. 사실 마늘종은 마늘의 꽃줄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개화를 꿈꾸며 마늘이 땅속에서 허공으로 애써 줄기를 밀어올린 것이다.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뽑히거나 잘리는 마늘한테는 조금 미안한 일이지만, 된장 하나만 있어도 훌륭한 반찬이 되고 안주가 되는 게 마늘종 아닌가. 아삭아삭하고 연한 이것은 ..

“막내딸(에칭, 에영)”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15일차 에세이필사 : 미션 - “막내딸(에칭, 에영)”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할 본문 ▮ 황재형 1983년 화가 황재형은 태백의 탄광촌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갔다. 스스로 신입 광부 ‘헛돼지’를 자처한 것. 그는 낮에는 탄광에서 직접 곡괭이를 들었고, 일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는 붓을 들었다. 탄광은 ‘막장’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절망적인 곳이며 더 이상 갈 데 없는 이들이 다다르는 곳. 그는 생의 막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겪..

"막내딸(에칭 : 에영)"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14일차 에세이필사 : "막내딸(에칭 : 에영)"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류성룡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어리숙하고 겁이 많은 선조는 왕궁을 버리고 명나라로 내뺄 궁기를 하고 있었다. 백성을 놔두고 피신하려는 선조에게 류성룡은 따끔하게 충고한다. “임금의 수레가 국토 밖으로 한 발짝만 떠나면 조선은 우리 땅이 되지 않습니다.” 류성룡의 설득으로 선조는 의주까지 피난을 갔지만 압록강을 건너지 못했다. 류성룡은 귀가 얇은 왕..

“가을 편지”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13일차 에세이필사 : “가을 편지”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김민기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나 있는 것 같지 않지만 오래전부터 내 마음속에 거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사람이 있다. 김민기가 그렇다. 1980년 나는 대학 신입생이었고, 거의 모든 집회 때마다 을 부르거나 들었다. 술집에서 옆자리가 아무리 시끄러워도 이 노래를 부르는 자들만큼은 용서가 되던 시절이었다. 대학 방송국에 그 귀하다는 김민기의 낡은 엘피판이 한 장..

“어머니 - 권정생”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12일차 에세이필사 : “어머니 - 권정생”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권정생 평생 자신은 덜 먹고 덜 입어도 세상이 평화롭기를 염원했다. 선생님은 고스란히 모아둔 12억 원의 원고료와 책의 인세를 어린이들에게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후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만들어졌고, 재단은 북한 어린이 급식 지원, 어린이사과농장 지원, 우유 보내기 등의 사업과 소외지역 공부방 도서 지원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이건 선생님이..

“글로 쓰고 싶은 사람”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11일차 에세이필사 : “글로 쓰고 싶은 사람”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김남주 그는 시인이었지만 스스로 ‘전사’라고 불러달라 했다. 개인의 문학보다 세상의 혁명에 자신을 바치고자 했던 것이다. ‘남조선민족해방전선’ 활동으로 9년 8개월 동안 감옥의 독방에서 보냈다. 감옥에서는 담배를 싸는 은박지에 시를 써서 밖으로 내보냈다. 시가 세상을 바꾸는 변혁의 무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주의와 미국은 김남주하고 근원..

“84년 대학 시절을 생각하면”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례>

♣ 10-10일차 에세이필사 - “84년 대학 시절을 생각하면”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낙선축하주 80년대 대학 시절을 생각하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따라 나오는 기억들이 있다. 아버지가 우체국 소액환으로 보내준 생활비를 술값으로 날려버리고 가게 아줌마한테 외상 달아놓던 일. 아카시아 향이 짙던 5월 어느 날 저녁에 계엄군한테 얻어맞고 아까징끼 발라대던 일, 연탄불에 라면을 끓이다가 심심찮게 폭삭 엎어버리고 말던 일. 1년..

“행복을 주는 가방”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9일차 에세이필사 미션 : “행복을 주는 가방”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골목 집과 집 사이 골목이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적당한 간격을 골목이라 부르던 때가 있었다. 저물 무렵 요령 소리를 앞세워 오던 두부장수가 있었고, 맹감 잎에 싼 찹쌀떡을 팔러 오던 사람이 있었다. 가로등 아래 떨리던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이 있었다. 노상방뇨의 빗소리도 있었다. 골목은 어느 집에서 고기를 굽는지 알려주었고, 어느 집에..

“반딧불”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 8일차 에세이필사 : “반딧불”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마당밥 긴긴 여름 해가 노루꼬리 반만큼이나 남았을 때, 저녁밥을 마당이나 마루에서 먹던 시절이 있었다. 시골 마을에 전기가 들어왔는데도 어른들은 좀체 전등을 켜지 않았다. 그런 풍경이 오규원의 동시 에 나온다.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 달빛 마당 위에는 멍석 멍석 위에는 환한 달빛 달빛을 깔고 저녁을 먹는다 멍석이나 평상 위에서 마당밥 ..

“장날 추억 - 정선 오일장”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7일차 에세이필사 : “장날 추억 - 정선 오일장”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장날 아침 장날 아침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옷장수는 월남치마며 ‘고리땡’ 바지며 두툼한 ‘돕바’를 보기 좋게 내다 걸고, 약장수는 사람들 왕래가 잦은 길목에 차력사를 데려와 터를 잡고, 튀밥장수는 기계 밑으로 장작을 막 지피기 시작하고, 씨앗장수는 자루 주둥이를 벌려 이름을 알 수 없는 채소며 약초 씨앗들을 꺼내놓고, 어물전에는 물이 번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