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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살아 있어.”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6일차 에세이필사 : “나 살아 있어.”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숨비 소리 일본의 아마는 몸에 줄을 묶고 5미터 정도의 얕은 바다에서 일하는 반면 제주 해녀는 줄 없이 20미터 이상을 수중 잠수하고, 또 고유의 공동체 문화를 갖고 있다. 한마디로 물질의 수준이 다르다. 바닷속 깊은 곳까지 잠수한 뒤 물 위로 떠올라 참았던 숨을 힘껏 내쉬는 소리, 바로 숨비소리다. 호오이……. 제주 해변을 지나가다 보면 누군가 휘파람..

"글로 쓰고 싶은 10가지"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5일차 에세이필사 : "글로 쓰고 싶은 10가지"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냄비받침 변천사 밥그릇에다 국을 담을 수도 있고 국그릇에다 밥을 담을 수도 있다. 그러나 냄비받침에는 냄비만 올릴 수 있다. 사과를 깎아 올려놓을 수도 없고 과자를 담을 수도 없다. 그것이 냄비받침의 비애다. 주방용품 중에 제일 비천한 역할을 맡은 게 냄비받침이다. 평소에는 싱크대 구석에 웅크리거나 틈에 끼여 있다가 뜨거운 임자를 만날 때만 호..

“꼬마들의 놀이터”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4일차 에세이필사 : “꼬마들의 놀이터”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연애의 기술 시 창작의 기초를 공부하는 시간에 내는 과제가 있다. 멸치나 북어를 5시간 이상 들여다보고 그것을 묘사하는 시를 한 편씩 제출하기.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첫 번째 관문이 묘사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다. 겉을 자세히 알아야 속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법이니까. 대상을 잘 묘사하기 위해 관찰은 필수다. 보통은 학생들 눈이 휘둥그레진다. 5시간이나..

“돌담길 여행”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3일차 에세이필사 : “돌담길 여행”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지명 어떤 지역의 지명을 머리에 떠올리는 것만으로 그 지역으로 공간 이동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통영에 가면 이순신 장군하고 마주 앉아 생선회에다 소주 한잔 할 수 있을 테고, 함양에 가면 따뜻한 햇볕을 품은 골짜기에다 집을 지을 수 있을 테고, 여수에 가면 바닷가에 서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날 수 있을 테다. 임실에 가면 그리운 임이 살고 있을..

“열여덟 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2일차 에세이필사 : “열여덟 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내가 만약에 내가 만약에 열여덟 살 소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버지가 읽는 신문을 매일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으리라. 혼자 높은 데로 날아오르기 위해 공부하지 않고 여럿이 낮은 데를 살피기 위해 공부하리라. 밥상 앞에서는 고기를 덜 먹고 채소를 더 먹으리라. 쪽지 하나 남기지 않고 이유 없이 가출을 해보리라. 기차를 타고 가다가 허름..

“모깃불과 모기장”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1일차 에세이필사 : “모깃불과 모기장”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모기장 방충망 대신에 모기장을 치고 모처럼 그 속에 들어가 보는 건 아주 색다른 경험. 마치 모기장 왕국의 왕이 된 기분이 된다. 모기와 나방과 풍뎅이와 매미는 짐에게 감히 범접하지 못할 것이로다. 엎드려 책을 읽는 일도 왠지 위엄과 기품이 있어 보인다. 아,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황당한 착각이라는 것을 잠시 후에 깨닫게 된다. 모기장을 쳤으면 불을 꺼야..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이바라기 노리코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이바라기 노리코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거리는 와르르 무너져 내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푸른 하늘 같은 것이 보이곤 하였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주위 사람들이 무수히 죽었다 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는 섬에서 난 멋 부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아무도 다정한 선물을 건네주지 않았다 남자들은 거수경례밖에 모르고 해맑은 눈길만을 남긴 채 모두 떠나갔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 머리는 텅 비어 있었고 내 마음은 굳어 있었고 손발만이 밤색으로 빛났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 나라는 전쟁에 패했다 그런 어이없는 일이 있단 말인가 블라우스 소매를 걷어붙이고 비굴한 거리를 활보하였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라디오에서 재즈가 넘쳐흘렀다 금연을 깨뜨렸을 때처럼 어질어질하면서 난..

‘에세이 마무리 하는 날’ <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달>

♣ 9-25일차 에세이필사 : ‘에세이 마무리 하는 날’ http://aladin.kr/p/XWuWZ 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작가는 자신을 ‘혼자 사람’으로 지칭한다. 그만큼 혼자 보내는 시간이 오래 길었고 그 시간을 누구보다 풍성하게 써 왔기 때문이다. 작가는 ‘혼자’인 자신과 ‘혼자’인 타인에 더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말할 때도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인가, 아닌가. 누구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인가, 아닌가. 외로움을 견디는 사람인가, 외로우면 그걸 참지 못해 기어이 누굴 찾고 마는 사람인가. 뭘 잘 두는 사람인가, 뭘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늘 찾느라 헤매는 사람인가. 닭발 같은 것을 먹을 때 비닐장갑을 왼손에 끼는 사람인가, 오른 ..

옛날 시인 -- 최영미

옛날 시인 -- 최영미 그는 걷는다. 타락한 도시의 시궁창에 코를 박고 달콤한 향수에 숨은 지독한 사연들, 방금 구워진 소문들을 염탐하고 백화점 스카이라운지에 웅크린 권태와 일요일의 경멸, 성공하지 못한 계산과 자포자기의 살의(殺意)를 목격하는 그는 불행과 고통의 친구이며 망설이는 자들의 이웃,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진 이들의 후원자. 미지의 바다를 탐험하며 항구마다 애인을 만들고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연인의 품에서 잠들기도 하지만 다음날 아침이면 벌써 고독이 그리워 창문을 열어제낀다 시멘트벽에 흩어지는 빛과 바람을 모아 가난한 언어의 그물을 짠다 운이 좋아 그가 성공하면 푸른 창공을 가르는 한 줄기 영롱한 구름처럼 노래가 솟아오른다. 지상의 어느 보석도 그 앞에선 시들해질.... - 시집(이미, 20..

“천사나팔꽃” <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달>

♣ 9-24일차 에세이필사(미션) : “천사나팔꽃” http://aladin.kr/p/XWuWZ 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작가는 자신을 ‘혼자 사람’으로 지칭한다. 그만큼 혼자 보내는 시간이 오래 길었고 그 시간을 누구보다 풍성하게 써 왔기 때문이다. 작가는 ‘혼자’인 자신과 ‘혼자’인 타인에 더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맞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나쁘지 않아요. 이번에도 같은 자리에 주차된 차가 보였고, 바다에 다녀오는 길에 그 어르신과 마주쳤다. 차의 트렁크를 열어서 뭔가를 꺼내려던 어르신은 내가 지나가자 몸으로 가리려는 듯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나는 차 뒤편의 속사정을 보고 말았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라든가 냄비, 라면, 계란 꾸러미 같은 세간들로 간이 부엌을 꾸미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