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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2일차 에세이필사 : “열여덟 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내가 만약에 내가 만약에 열여덟 살 소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버지가 읽는 신문을 매일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으리라. 혼자 높은 데로 날아오르기 위해 공부하지 않고 여럿이 낮은 데를 살피기 위해 공부하리라. 밥상 앞에서는 고기를 덜 먹고 채소를 더 먹으리라. 쪽지 하나 남기지 않고 이유 없이 가출을 해보리라. 기차를 타고 가다가 허름..

“모깃불과 모기장”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

♣ 10-1일차 에세이필사 : “모깃불과 모기장” http://aladin.kr/p/lG7fS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로, 시인의 눈길이 머문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www.aladin.co.kr ♣ 필사 할 본문 ▮ 모기장 방충망 대신에 모기장을 치고 모처럼 그 속에 들어가 보는 건 아주 색다른 경험. 마치 모기장 왕국의 왕이 된 기분이 된다. 모기와 나방과 풍뎅이와 매미는 짐에게 감히 범접하지 못할 것이로다. 엎드려 책을 읽는 일도 왠지 위엄과 기품이 있어 보인다. 아,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황당한 착각이라는 것을 잠시 후에 깨닫게 된다. 모기장을 쳤으면 불을 꺼야..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이바라기 노리코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이바라기 노리코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거리는 와르르 무너져 내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푸른 하늘 같은 것이 보이곤 하였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주위 사람들이 무수히 죽었다 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는 섬에서 난 멋 부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아무도 다정한 선물을 건네주지 않았다 남자들은 거수경례밖에 모르고 해맑은 눈길만을 남긴 채 모두 떠나갔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 머리는 텅 비어 있었고 내 마음은 굳어 있었고 손발만이 밤색으로 빛났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 나라는 전쟁에 패했다 그런 어이없는 일이 있단 말인가 블라우스 소매를 걷어붙이고 비굴한 거리를 활보하였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라디오에서 재즈가 넘쳐흘렀다 금연을 깨뜨렸을 때처럼 어질어질하면서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