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 황인숙
송년회 - 황인숙 칠순 여인네가 환갑내기 여인네한테 말했다지 “환갑이면 뭘 입어도 예쁠때야!” 그 얘기를 들려주며 들으며 오십대 우리들 깔깔 웃었다 나는 왜 항상 늙은 기분으로 살았을까 마흔에도 그랬고 서른에도 그랬다 그게 내가 살아본 가장 많은 나이라서 지금은, 내가 살아갈 가장 적은 나이 이런 생각, 노년의 몰약 아님 간명한 이치 내 척추는 아주 곧고 생각 또한 그렇다(아마도)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 시집(문학과 지성사, 2016) === 지금은 내가 살아 온 가장 많은 나이이고, 지금은 내가 살아갈 가장 적은 나이임에도 젊음보다 늙어감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노년에 어떻게 살까? 고민하며 살고 있다. 내 몸은 아직도 젊음을 갖고 있고, 생각도 젊음이 넘친다.